[사설] "TK 총선, 주제가 빈약"…洪 시장 질책이 남긴 묵은 숙제

  • 논설실
  • |
  • 입력 2024-04-04 06:52  |  수정 2024-04-04 06:53  |  발행일 2024-04-04 제23면

홍준표 대구시장이 어제 아침 댓바람에 올린 페이스북 글에 깊은 공감이 간다. 홍 시장은 "TK 총선, 주제가 빈약하다"고 직격했다. "모든 지역구가 조용하고 중구-남구만 NLL 북한 주장 옹호했나 안 했나로 시끄럽다"라고 한 지적은 틀리지 않는다. "그게 허위사실이라는 국민의힘 후보와 우리 영토를 북한에 양보하자는 주장을 했다는 무소속 후보의 논쟁만 대구 선거의 쟁점이 되고 있다"라고 비꼬면서 "참 부끄럽다"고 했다. "총선 주제가 이렇게 빈약해진 것은 무엇 때문일까?"라는 홍 시장의 질문에 대구가 성찰할 오래 묵은 숙제가 있다.

홍 시장의 지적은 정책 선거가 실종된 데 대한 안타까움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정책과 공약은 사라지고, 겨우 부각된 게 'NLL 무력화' 논란? 이념논쟁인 'NLL 무력화 발언'만 TK 총선의 쟁점이 된 것은 사실 생뚱맞다. 지역의 과제와 숙원이 한둘이 아닌데 이게 다 실종됐다. '경쟁'이 사라진 대구의 민낯이다.

열기가 식은 곳, 잡은 물고기만 득실대는 곳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민주주의 최대 축제인 선거판에 대구가 무풍지대처럼 늘 적막한 이유다. TK 정치권은 텃밭에서 무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총선 판에 전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텃밭이 변방으로 전락한 건 정치적 독점의 폐해다. 격전지 수도권과 부울경에는 정책과 공약이 쏟아진다. TK 공약은 기껏 기존에 거론됐거나 추진 중인 사업의 짜깁기 수준이다. 홍 시장이 의욕적으로 주창한 '대법원 이전'에도 TK 후보들은 묵묵부답이다. 그의 말처럼 "정치는 진심(眞心)과 진심(盡心)으로 하는 것"인데 'TK 공약 실종'은 그 진심을 의심할 만한 상황이란 의미다.

기자 이미지

논설실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