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제44회 장애인의 날 유공 복지부장관 표창자 '작은 거인' 김효현씨를 만나다

  • 김호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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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23 11:11  |  수정 2024-04-24 08:10  |  발행일 2024-04-24 제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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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현 사람과사람 대표이사장. <김효현 대표 제공>

"그녀는 '작은 거인'으로 불린다. 휠체어 위에 작은 체구지만 당당하다. 평소에 사람들을 대할 때 상당히 부드럽다. 실수해도 안아준다. 그럴 수 있다 위로도 건넨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자신의 의도를 분명히 알린다. 안되는 건 분명하다. 소통하려고 노력을 기울인다. 나중에야 사람들은 안다. 결국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그녀는 부드러운 리더십을 가졌다.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다. 나그네의 두꺼운 외투를 벗기고 마는 해님이다. 북풍보다 힘이 세다. 그녀의 편은 많다. 사람을 다루는 일을 잘한다. 거인이다. 결이 맞지 않아 떠났다가도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힘센 거인임에 틀림없다."

지난 12일, 사회적협동조합 '사람과 사람'을 방문했다. 이 기업이 주목받는 이유가 궁금했다. 경제부총리 표창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중심에 2024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장애인유공자상을 수상한 김효현 대표이사장(47)이 있다. 사업장은 현풍 테크노상업지구에 있다. 사업장 분위기는 밝았다. 그녀는 빨간 해님 같은 상의를 입고 있었다.

사업장에 대한 소개를 부탁하자 일사천리로 설명을 이어갔다. 2019년 5월 보건복지부 설립인가 받은 장애인 활동지원기관이다. 운영자와 이용자, 사회가치 증진사업으로 서비스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창업 초기 1년 반은 탈모가 올 정도로 힘들었다. 코로나도 잘 지나왔다. 오히려 성장의 계기가 됐다. 현재 직원이 700명. 창립 5년 만에 대구지역 50개 업체 중 단연 상위권이다. 작년 200억 매출을 달성했다. 화원에 지사도 뒀다.

그녀는 "우리 사업장은 사람이 중심에 있다. 온전한 그 사람 자체가 중요하다. 사람과 사람의 이음이 중요하다. 다양한 모양의 사람들이 함께 존재하는 이 세상에 소통하며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기업을 만들고 싶었다"며 "이용자이자 고객인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교육의 경험이 적다. 집에만 있다보니 사회성이 부족하기도 하다. 바우처카드를 가진 장애인이 당당하길 바란다. 본인의 의사결정에 주체적으로 행동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연의 녹색을 좋아한다. 논공이 고향이다. 4살 때 사고로 넘어졌다. 경추가 부러져 중증지체장애를 갖게 됐다.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독학으로 공부했다. 검정고시를 쳤다. 대학에서 재활심리와 사회복지를 전공했다. 대학원까지 내달렸다. 기관과 사회의 도움이 없었다면 대학은 꿈조차 꿀 수 없었다. 감사한 마음을 사회공헌으로 돌려주고 싶었다. 20년 장애복지 현장에 근무했다. 직원으로서 미진했던 꿈을 구체화하고 싶었다. 직장경험을 토대로 장애인이 주체적 활동무대가 될 사회적협동조합 설립과 운영에 매진할 수 있었다.

올해 지역사회 공헌활동도 준비 중이라는 그녀는 "삼성생명과 연계해 벽화 그리기를 할 예정이다. 장소는 화원 인흥마을 남평문씨 세거지다. 가족이나 연인 등 방문객이 많다. 이 벽화에는 장애인이 등장한다. 장애에 대한 편견은 잘 모르기 때문에 생긴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섞여 살 기회가 부족하다. 공원, 커피숍, 영화관 등에서 장애인을 쉽게 보면 바라보는 시선이 자연스럽게 된다. 소수인 장애인도 당당하게 어우러져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순 시민기자 hosoo0312@gmail.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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