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 쾌감 못 느끼고 화 못 참아 범죄 발생"

  • 최미애,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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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25 08:06  |  수정 2024-04-25 08:12  |  발행일 2024-04-25 제20면
영남일보 CEO아카데미
프로파일러 표창원 소장 강연
범죄문제 관련 행복 조건 설명
가족·직원들 '유형' 숙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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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이 지난 23일 오후 대구 동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서 '프로파일러가 알려주는 행복의 조건'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여기고 그만큼 다른 사람의 삶도 소중하게 여기면서 행복을 위해 진지한 노력을 해나갈 수 있게 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지난 23일 대구 동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 강연에서 표창원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은 범죄 문제를 행복에 관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표 소장은 '프로파일러가 알려주는 행복의 조건'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표 소장은 30여 년 동안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로 일하며 만난 강력범죄자들에게 항상 했던 질문인 "가장 행복했을 때가 언제냐"에 대한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했다.

"상당수는 기억을 해내려 애쓰다가 '죄송합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다시 물어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만약 범죄를 저지르기 전으로 돌아가면 어떤 삶을 살고 싶냐'고 질문하면, 거의 같은 답을 합니다. 아기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부모의 모습, 식당 테이블에 가족이 둘러앉아 식사하고 있는 모습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겁니다. 그러다 자신이 살해한 사람들이 자신과 유사하거나 자신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행복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던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하는 순간 그들은 무너져 내립니다."

그는 범죄가 발생하는 이유로 '쾌감'과 '분노'를 꼽았다. 범죄자들은 정상적인 일상생활에선 쾌감을 느끼지 못하고, 많은 범죄가 화를 참지 못하고 격분에 이르는 데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유명 로펌 출신 변호사가 아내를 살해한 사건을 예로 들며 범죄 원인이 교육 수준, 경제력 등 객관적인 조건보다는 개인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표 소장은 이를 위해 범죄학자 로버트 머튼이 '목표'와 '수단'이라는 기준으로 사람들을 분류한 이론을 제시했다. 이 이론에선 사회가 권장하는 목표를 따르는 정도와 목표 달성을 위해 사회가 허용하고 권장하는 수단을 받아들이는 정도에 따라 사람의 유형을 크게 5가지로 분류한다. 그는 이 중 '의례형'(근면·성실하면서 낮은 성취동기를 가진 유형)을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으로 봤다.

"국가라면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그 성실성을 잃지 않고 범죄나 불법이나 일탈에 이르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큰 대박의 가능성이 없음에도 성실히 일하다 보면 칭찬이나 상여금·성과급을 받고, 승진하고 가족과 여가를 즐기는 등 소소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때 힘들고 지겨운 일상을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도 사회에서 내 가족,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어떤 유형에 속해 있는지, 유형마다 가진 아쉬움과 어려움은 무엇인지 관심을 둔다면 훨씬 더 행복할 것입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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