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폴리텍대학 로봇캠퍼스 학장 최무영
폴리텍대학 로봇캠퍼스 최무영 학장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진화는 단순한 속도 경쟁을 넘어, 우리가 알던 산업과 일상의 문법 자체를 매일같이 새로 쓰고 있다. 불과 얼마 전 글로벌 AI 기업 앤스로픽이 선보인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는 소프트웨어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기존의 AI가 질문에 답을 찾아주는 수동적인 '비서'였다면, 이제는 사용자가 지정한 작업 공간(폴더) 안에서 데이터를 분석해 문서를 기획하고, 중요한 실행 앞에서는 인간과 소통하며 승인을 구하는 능동적인 '에이전트(Agent)'로 진화했다. 사람이 지시하고 기계가 연산하던 시대를 넘어, 기계가 스스로 상황을 인지하고 행동하는 시대가 본격화된 것이다.
이러한 소프트웨어 세계의 혁명은 이제 모니터 밖 '현실 세계'를 향하고 있다. 스스로 판단하는 AI의 두뇌가 로봇이라는 튼튼한 육체를 입으면서, 사전에 입력된 궤적만 반복하던 과거의 기계를 벗어나 현실 공간의 변수를 통제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의 막이 올랐다.
정부 역시 이러한 거대한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발맞춰 'AI G3(3대 강국)' 도약과 산업 전반의 'AI 자율제조' 확산을 국가 핵심 과제로 내걸었다. 생산인구가 급감하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스스로 일하는 지능형 로봇과의 융합만이 제조업의 생존을 담보할 유일한 해법이기 때문이다.
이 거대한 전환기 앞에서 교육 현장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소프트웨어(AI)와 하드웨어(기계·로봇)가 실시간으로 결합하는 산업 현장의 속도를, 전통적인 학과 중심의 분절된 교육 시스템으로는 도저히 따라잡기 버겁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폴리텍대학은 대대적인 교육 패러다임 전환에 착수했다. '모두의 AI 실현'이라는 비전 아래, 기존 산업 기술에 AI를 접목하는 이른바 'AX(AI+X) 과정'을 전면 도입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코드를 짜는 개발자 양성이 아니라, 현장 엔지니어가 자신의 전공 분야에 AI를 자유자재로 도구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실무 중심의 AI 리터러시 교육이다. 올해부터는 그 대상을 재학생을 넘어 구직자와 신중년 등 전 국민으로 확대하여, 누구나 다가오는 AI 자율제조 시대에 대비할 수 있도록 사다리를 놓고 있다.
특히 로봇캠퍼스는 이러한 폴리텍대학 AX 교육 혁신의 훌륭한 테스트베드이자 최전선이다. 기계, 전자, IT 통신 등 이질적인 전공들이 '로봇'이라는 하나의 완성체를 위해 어떻게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하는지를 일찍부터 실천해 왔기 때문이다. 로봇의 하드웨어를 제어하는 기술에 비전 인식과 딥러닝이라는 AI 소프트웨어를 결합하는 과정은, 곧 우리 산업계가 마주한 '피지컬 AI' 구현의 축소판과 다름없다.
AI의 진화는 이미 우리의 통제 속도를 넘어섰다. 스스로 폴더를 정리하는 PC 속 지능을 넘어, 공장의 복잡한 공정을 통제하고 조립하는 거대한 로봇이 산업 현장을 지휘할 미래는 이미 현실이 되었다.
결국 이 새로운 시대의 성패는 정부의 자율제조 비전을 생산 현장에서 직접 구현해 낼 '융합형 엔지니어'를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많이 길러내느냐에 달려 있다. 기존 전공의 낡은 문법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AI를 무기처럼 다루는 청년들, 이들이야말로 기술 패권 시대에 대한민국 제조업을 지탱할 가장 강력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유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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