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수 회담 안건 줄다리기? '의대 증원'이 제1 의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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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25 06:57  |  수정 2024-04-25 06:58  |  발행일 2024-04-25 제23면

국가 원수 간 정상회담도 아니고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간 회담이 왜 이리 어렵나. 그저께 양측간 첫 실무 협의가 40분 만에 끝났다고 한다. 회담 의제는 물론 회동 날짜, 다음 실무 협의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니 실망스럽다. 한술에 배 부를 순 없지만, 양측 신뢰가 그만큼 부족하다는 방증이다. 이날 안건 테이블에 올려진 의제도 한심하기 그지없다. '25만원 지원', 각종 '특검'과 '특별법', 대통령의 '사과' 등은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 곁가지 '정치 이슈'로 줄다리기하다가 정작 '민생'을 놓치고 있다.

지금 국민에게 무엇이 가장 중하고 다급한가. 파국을 맞은 의료 현장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의대 증원' 문제는 의제에서조차 빠진 것 같다. 우리 정치가 얼마나 국민 관심사와 멀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의사들은 의대 자율 증원과 오늘 출범하는 의료개혁특위 모두를 거부했다.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오늘로 꼭 한 달째다. 민법은 고용계약 해지 의사를 밝힌 뒤 1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한다. 현장을 떠난 전공의를 설득할 마지막 보루가 의대 교수 아닌가. 이들이 한술 더 떠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는 '주 1회 셧다운'을 감행한다고 발표했다. 더는 방치할 수 없는 국가적 위기가 닥쳤다.

의정(醫政) 갈등 해결은 영수 회담이 마지막 기회다. 각 대학이 내년도 모집 규모를 확정하는 시기도 임박했다. 대통령과 제1 야당 대표가 '의대 증원'의 가닥을 잡아 의사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게 국정 책임을 공유하는 정치 지도자의 바른 덕목이다. 죽음으로 내몰린 국민을 고통에서 건져내는 일보다 시급한 게 어디 또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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