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5월20일 열린 '노을공방' 도자전 오픈식에서 대구병원 정희 원장이 축사에 이어 환자들과 '정희(원장)를 이겨라'라는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고 있다. <노을공방 제공> |
'노을공방'의 여섯 번째 도자전 '지금:只今(부제: 지금 여기 온전히 나를 만나러 가는 길)' 이 최근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이하 대구병원) 1층 로비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회에는 노을공방 회원 10명이 참여했다. 노을공방은 2014년 첫 번째 전시회를 제외하고는 5번의 전시회를 모두 대구병원 로비에서 진행했다.
노을공방과 대구병원의 특별한 인연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구병원의 재활치료실 실장이 노을공방 도예수업에 등록하면서 시작됐다. 때마침 노을공방 회원들이 작품전시회 장소를 물색 중이었다. 선뜻 대구병원 1층 로비가 전시장으로 제안됐고, 그렇게 2019년까지 해마다 전시회를 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코로나19로 전시회가 중단됐다. 하지만 노을공방 조경희 대표가 주 1회 대구병원에서 도예수업을 하면서 병원과 인연의 끈이 이어졌다.
대구병원은 산업재해 환자의 비중이 높아 장기입원 환자가 많은 재활병원이다. 도예수업이 환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자 올해부터는 주 2회로 늘렸다.
대구병원 정희 원장은 "매주 운영되는 도예교실이 환자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자존감 회복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시회를 구경한 한 50대 여성은 "외래진료 왔다가 현수막을 보고 일부러 들렀다. 입원 기간에 흙을 만지면서 몰입할 수 있었던 시간이 생각났다"며 찬찬히 작품을 감상했다.
전시회에 출품한 회원들의 사연도 다양하다. '바람(Wish)'이라는 작품을 출품한 김은주씨는 "여섯 번의 전시회 모두 참여했다"며 "예기치 못한 파도에 일상이 깨지고 보니 소박한 일상이 행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노을공방 10년 차 회원인 허선옥씨는 "작품이 탄생될 때마다 느끼는 성취감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길을 잃고 헤매다가도 돌아갈 곳이 있는 집이 있어 좋다"며 '집(安)'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였다.
한편, 노을공방 회원들은 출품작 외 틈틈이 빚은 생활소품 50여 점도 재능기부해 판매금액(70만원)을 대구병원에 기부했다.
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est@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