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비주 '경주교동법주' 대한민국 최고의 민속주…세계 최고 명주로 계승·발전

  • 송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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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07 16:28  |  수정 2024-06-07 17:10  |  발행일 2024-06-07
6~8일 경주교동법주 제조장에서 관광객과 시민에게 '시연'

최경 국가무형유산 보유자 진행, 국내·외 관광객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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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 교촌안길에 있는 교통법주 제조장(왼쪽)과 최부자집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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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교동법주 제조 공정에서 빻은 밀과 맵쌀(참쌀)로 만든 누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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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 국가무형유산 경주교동법주 보유자가 외국 관광객에게 누룩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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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교동법주 전수생 이두열 씨가 관광객에게 누룩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고, 뒷편에서 성형틀에 밀과 맵쌀죽을 섞여 누룩 형태를 만들기 위해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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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교동법주 누룩 만들기에 이어 누룩과 찹쌀죽을 섞어 밑술(주모) 담그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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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교동법주 밑술을 담그는 과정을 관광객들이 체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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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 국가무형유산 교동법주 보유자가 밑술에 찹쌀과 물을 섞어 덧술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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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교동법주 덧술 담그는 과정을 어린아이들이 체험하는 모습.
경북 경주에는 우리나라의 술을 대표해 각국 정상의 만찬장에 오르는 '신라의 비주(秘酒)'가 있다. 350년 역사를 자랑하는 경주 최부자집 가양주로 우리나라 최고의 민속주 중 하나인 '경주 교동법주'가 바로 그것이다. 만석꾼으로 유명한 경주 최씨 사성공파-정무공파-교리파 집안의 가양주다.

경주교동법주는 조선 숙종 때 사옹원 참봉(궁중 음식 관장)을 지낸 최국선(崔國璿)이 경주로 귀향해 사가에서 빚은 술이다. 조선의 국주(國酒)라 불릴 만큼 유명하다. 국가무형유산이다. 주로 최부자집 제사를 비롯해 명절·길흉사·손님 접대 때 사용했다.

경주 최부자집은 '육연(六然)'· '육훈(六訓)'의 가훈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며 9대 진사, 12대 만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육훈의 하나인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라는 가훈에 따라 최부자집 손님상에는 항상 교동법주가 올랐고, 당시 경주를 방문한 과객들이 교동 경주 최부자집에서 교동법주를 마신 것을 큰 자랑거리로 삼았다 . 손님상에 오른 교동법주는 오묘한 술맛 때문에 과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경주교동법주는 그윽한 향에서 덕을 느낄 수 있고, 맑고 화려한 금빛에서 품위를 볼 수 있으며, 부드럽고 깊은 맛에서 최부자의 얼과 정성의 깊이를 헤아릴 수 있는 술이다.

6~8일 경북 경주 교촌안길 경주교동법주 제조장에서 국가유산청 후원으로 관광객과 시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국가무형유산인 '경주교동법주 시연'이 열리고 있다. 경주교동법주가 국가무형유산 '향토 술 담그기' 부문에 선정된 때는 1986년이다. 전통 술의 제조비법을 전승, 발전시킨 최씨 집안 며느리인 배영신(裵永信) 씨가 경주교동법주 보유자로 인정을 받은 것. 이어 2006년 3월 그의 아들인 최경 씨가 2대 보유자로 제조비법을 이어오고 있다.

경주교동법주는 토종 찹(맵)쌀과 밀로 만든 누룩을 사용한 고급술이다. 일반 술은 맵쌀로 만드는데 교동법주는 찹쌀을 사용한 만큼 고급술이다. 술맛의 비밀은 누룩의 제조, 찹쌀의 사용, 재료의 배합 비율 등에 있다. 먼저 술을 빚기 위해 우리나라 토종 밀을 수확해 빻아서 맵쌀로 쑨 죽으로 반죽하고 누룩 틀 밟기로 누룩을 만든다. 누룩은 지름 약 35㎝, 두께 1.5~2㎝의 원반형으로 만들며 누룩을 띄울 때는 30~35℃를 유지한다.

경주교동법주는 밑술 담금과 덧술 담금 등 두 번에 걸친 발효 과정을 거친 이양주(二釀酒)다. 밑술 담금은 주모(酒母)라고 한다. 찹쌀로 묽은 찹쌀죽을 만들어 빻은 누룩을 섞어 술 항아리에 담고 삼베 보로 덮는다. 밑술은 10일 정도 찹쌀죽과 누룩에 의해 발효돼 각종 균과 효모가 다양하게 어우러진다. 덧술 담금은 찹쌀로 고들고들하게 지은 고두밥에 밑술과 청정한 물을 섞어 술독에 넣어 숙성시킨다. 경주교동법주는 밑술과 덧술을 담가 완성된 후 숙성기간을 거쳐 술이 탄생한다.

경주교동법주는 밑술을 담그는데 10일, 덧술을 빚는데 60일 등 70일간의 제조 공정을 거쳐 다시 30일간의 숙성을 하는 등 100일간의 제조 기간이 소요된다. 알코올 함량은 17%다.

최경 경주교동법주 국가무형유산 보유자는 "술은 신라의 비주(秘酒)로 1천500년 전 중국 최고의 농서인 '제민요술(齊民要術)'에 기록된 법주와 찹쌀 등 재료에서 많은 연관성이 있다"라며 "경주에서 빚어진 술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속에서 최고의 명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통을 계승·발전 시켜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글·사진=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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