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로 그린 음악의 풍경" "건반 부술 듯 강렬한 연주"…피아니스트 임윤찬 대구 리사이틀 리뷰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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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19  |  수정 2024-06-18 16:14  |  발행일 2024-06-19 제19면
12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피아노의 다양한 음색 연주로 구현해
연주 마치자마자 객석 기립박수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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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 리사이틀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연주하고 있다. <대구콘서트하우스 제공>

음악으로 그림을 그린다면 저렇지 않을까. 지난해 뮌헨 필하모닉과 협연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앙코르곡 차이콥스키의 '사계' 중 10월 '가을의 노래'를 듣고 들었던 생각이다.

지난 12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 리사이틀 무대에 오른 임윤찬은 또다시 '그 그림'을 그려냈다. 특히 이날 연주한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은 그 자체가 전시장을 거니는 모습을 음악으로 담았기에 그 그림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다.

무대에 오른 임윤찬은 따뜻한 느낌의 멘델스존의 '무언가 E장조' Op. 19-1, '무언가 D장조' Op.85-4로 시작했다. 바로 이어서 자연스럽게 차이콥스키의 '사계'를 연주했다. 임윤찬이 들려준 '사계'는 1월부터 12월까지 월별로 계절이 가진 특징이 뚜렷했다. 그러면서도 개별 곡이 부드럽게 이어졌다. 마치 지나간 계절을 차분하게 되돌아보는 듯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이었다. 이 곡은 무소르그스키가 친구인 하르트만의 작품을 전시장에서 보고 이를 음악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총 11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작품 사이를 거니는 모습을 묘사한 곡으로 간주곡 성격을 띤 '프롬나드'가 곡 사이를 연결한다. 이 작품은 여러 버전이 있는데, 임윤찬은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의 편곡 버전을 연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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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 리사이틀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연주하고 있다. <대구콘서트하우스 제공>

임윤찬은 이 작품에서 '피아노는 오케스트라의 축소판'이라는 말을 연주로 입증시켰다. 이 작품을 연주하며 임윤찬은 피아노가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음색을 다 끌어냈다. 임윤찬은 마치 곡마다 다른 역할을 연기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떠들썩한 시장의 모습을 담은 7곡 '리모주의 시장'에서 기독교도들의 지하 무덤의 모습을 그린 8곡 '카타콤'으로 넘어가는 순간은 그 대비가 분명했다. 10곡 '닭다리 위의 오두막집'과 마지막 곡인 11곡 '키예프의 대문'에선 임윤찬은 건반을 부술 듯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한 연주를 들려줬다. 연주를 마치자마자 객석에선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이번 리사이틀은 좋은 음향의 공연장과 좋은 연주자가 만나면 어떤 합을 만들어내는지를 새삼 느낄 수 있는 공연이기도 했다. 임윤찬은 이번 연주에서 오케스트라 못지않은 볼륨으로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공연 내내 임윤찬이 건반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누르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그 모습은 마치 '매우 친한 친구'인 피아노와 이야기를 하는 듯했다.

임윤찬의 이번 순회 리사이틀은 19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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