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올해 1인당 국민 소득 추정치는 3만4천여 달러로 세계 중상위 수준이다. 하지만 노인 빈곤율은 세계 1위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경제적 불평등이 심한 데다 노후소득 보장 체계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공무원이나 군인처럼 안정적인 연금을 받는다면 몰라도 일반 직장인은 퇴직하자마자 소득 빙하기를 맞는다.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도 나이가 들수록 소득이 급감하는 건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60세 이상 취업률은 OECD 평균의 2배가 넘는 50.4%다. 노인 두 명 중 한 명이 일을 한다. 물론 이 중 대부분이 생계형이다.
우리나라도 노후를 위한 연금제도가 있긴 하다. 하지만 대다수에겐 쥐꼬리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수급자 절반이 월 40만원도 못 받는다. 10년 전 도입된 기초연금도 소득 하위 70%인 65세 이상 노인만 받을 수 있다. 근로자라면 그나마 기댈 수 있는 게 퇴직연금이다. 민간 금융기관이 굴리는 퇴직연금 시장은 매년 9%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6년 1조원에도 못 미쳤던 적립금이 올 1분기 385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정작 퇴직연금 가입자에게는 속 빈 강정이다. 연금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친다.
최근 10년간 국내 퇴직연금 수익률은 2%대에 머물고 있다. 해외 주요국의 수익률은 7%대다. 국민연금 역시 7% 이상 수익을 내고 있다. 이 차이는 엄청나다. 전문가 계산에 따르면 월 급여 400만원인 사람이 30년간 퇴직연금에 가입했을 경우, 수익률 2%의 원리금은 1억6천만원이지만, 7%면 4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게 맞다면 퇴직연금의 배신이라고 할 만하다. 허석윤 논설위원
우리나라도 노후를 위한 연금제도가 있긴 하다. 하지만 대다수에겐 쥐꼬리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수급자 절반이 월 40만원도 못 받는다. 10년 전 도입된 기초연금도 소득 하위 70%인 65세 이상 노인만 받을 수 있다. 근로자라면 그나마 기댈 수 있는 게 퇴직연금이다. 민간 금융기관이 굴리는 퇴직연금 시장은 매년 9%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6년 1조원에도 못 미쳤던 적립금이 올 1분기 385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정작 퇴직연금 가입자에게는 속 빈 강정이다. 연금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친다.
최근 10년간 국내 퇴직연금 수익률은 2%대에 머물고 있다. 해외 주요국의 수익률은 7%대다. 국민연금 역시 7% 이상 수익을 내고 있다. 이 차이는 엄청나다. 전문가 계산에 따르면 월 급여 400만원인 사람이 30년간 퇴직연금에 가입했을 경우, 수익률 2%의 원리금은 1억6천만원이지만, 7%면 4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게 맞다면 퇴직연금의 배신이라고 할 만하다. 허석윤 논설위원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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