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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의 달인 이종희(가운데) 씨가 두 아이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이원희씨 제공> |
"중고거래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대구 달서구에 사는 이종희(47)씨는 중고거래의 달인이라 불려도 될 만큼 화려한 거래 이력을 자랑한다. 이씨가 중고거래에 활용하는 앱의 '재거래 희망률(거래를 마친 사람 중 다시 거래를 희망하는 사람의 비율)'은 100%다. 7월 말 현재 그의 총 거래 건수 726건 중 이씨와의 거래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사람도 726명이다.
이씨는 몇 년 전,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중고거래를 처음 시작했다. 그는 "거의 새것 같은 질 좋은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 자원 재활용 측면에서도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씨가 매물로 많이 내놓는 물건은 아이들이 보고 난 책이다. 중고거래를 하기 전에는 친구나 친척들에게 책을 나눠주기도 했지만 많은 책을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부는 폐휴지로 버리기까지 했다.
그는 "버려지는 책이 아까워 거의 무료로 책을 판매했더니, 구매했던 분에게서 다시 연락이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여러 번 거래했던 사람 중 일부는 서로 안부를 물으며 지내는 등 동네 지인으로 발전했다.
중고거래는 이 씨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몸이 허약해 종일 집 안에서만 생활하던 그를 잠시나마 밖으로 이끈 것도 중고거래다. 그는 "거래를 위해 바람을 쐬면서 동네를 걸으니 운동도 되고 기분전환도 되더라"고 말했다.
이 씨는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을 중고거래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각기 다른 삶의 모습 속에서 다양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친언니처럼 여러 물건을 챙겨주던 아이 엄마부터 나눔에 대한 보답으로 밑반찬을 선물해 준 한 노부부까지, 그동안 거래를 하며 만났던 사람들을 떠올리며 미소 지었다.
그의 거래 제1원칙은 '기본을 지켜 거래하자'이다.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거래를 하는 그의 모습은 두 아이도 보고 배우는 중이다. 이씨는 "최근에는 아이들이 거래를 도와주기도 하는데 상대를 배려하고 예절을 갖춰 거래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대견하다"고 말했다.
이원욱 시민기자 judge5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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