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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가운데)씨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네 딸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백성혜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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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씨 작품. <백성혜씨 제공> |
팔십 평생 그림과 전혀 상관없이 평범한 어머니로 살아온 김효선(82) 어르신이 작가 김효선으로 네 딸과 함께 특별한 그림 전시회를 열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엄마, 우리 그림 그릴까?'라는 타이틀로 지난 1일 개막해 오는 10일까지 대구 중구 갤러리 코파에서 열리는 전시회에는 김씨와 네 딸의 그림과 사진이 함께 전시돼 관람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큰딸 백성혜(53)씨는 지난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 슬픔에 빠져 힘들어하시는 엄마에게 그림을 그려 보라고 권했다. 김씨는 딸의 권유로 교과서나 문제집 등에 있는 캐릭터나 식물, 곤충 등을 따라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을 그리면서 김씨는 무심히 보던 사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겼고, 어느새 그의 그림에는 각양각색의 표정들이 생생하게 담기기 시작했다.
김씨는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잡념을 잊고 시간도 잘 가서 즐거웠다"며 "남편이 서예를 잘해서 딸들은 그림에 소질이 있는 줄 알았지만 내가 그림을 그리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네 딸이 잘 자라 준 것만도 고마운데 엄마를 위해 이렇게 전시회까지 열어주어 더욱더 고마울 따름"이라고 마음을 전했다.
현재 대학에서 뒤늦게 그림을 전공하고 있는 백성혜씨는 "엄마의 그림을 보고 난 뒤 의미 있으면서도 특별한 전시회를 열고 싶었다"며 "꼭 거창한 작품이 아니더라도 가족들의 소박한 작품을 함께 전시하면 타지에 떨어져 사는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는 기회가 되고 가족에게 소중한 추억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시회를 관람한 지인들은 "환갑·칠순 잔치도 좋지만 딸들과 함께 하는 전시회를 보니 한층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면서 "자신들도 부모님과 함께 하는 전시회를 열고 싶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전시회에는 그림과 사진 외에 요가를 가르치는 막내딸의 요가클래스도 함께 마련돼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백성혜씨는 "6개월 된 초보 할머니의 작품으로 겁도 없이 전시회를 개최했다"면서도 "전시회를 통해 우리 가족이 즐거우면 됐다. 엄마와 함께하는 전시회가 이것이 마지막이 아니라 앞으로도 새로운 전시회를 마련해 엄마와 인생을 재미나게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화 시민기자 ysbd4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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