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티셔츠에 대구 명소를 담았어요

  • 조경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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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8-20 14:14  |  수정 2024-08-21 08:31  |  발행일 2024-08-21
서문시장 김지영씨 계산성당 등 명소 직접 그려 티셔츠에 전사
[동네뉴스] 티셔츠에 대구 명소를 담았어요
김지영씨가 가게 앞에서 계산성당·김광석길 등을 직접 색연필로 그려 티셔츠에 전사 작업으로 마무리 한 옷을 입고 진열해 놓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동네뉴스] 티셔츠에 대구 명소를 담았어요

대구 서문시장 2지구 다소 외진 골목. 간판도 없는 상점(대구 중구 큰장로 26길 12-5)에서 한 여성이 재봉틀을 돌리고 있다. 때로는 손바느질을 하면서 정성 들여 뭔가를 만든다. 그의 손에 들린 원단에는 특이하게도 대구를 상징하는 명소들이 디자인돼 있다. 가게 안에는 계산성당, 김광석길, 약령시, 서문시장, 청라언덕, 북성로 등의 그림이 모두 담긴 티셔츠도 보였다. 허름한 곳에서 대구와 서문시장을 홍보하는 특이한 티셔츠를 제작하는 이 여사장이 궁금해졌다.

가게 주인은 김지영(50)씨. 그는 원래 이 점포로부터 좀 떨어진 곳에서 원단가게 '천하우스'를 10년간 운영했다. 그럭저럭 이어가던 가게는 코로나로 큰 위기를 겪었다. 원자잿값이 오르고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대량 판매가 어려워졌다. 고민 끝에 김씨는 이 가게를 남편에게 맡기고 인근에 작은 가게를 또 열었다. 새로운 원단이 나오면 제일 먼저 제품을 만들어 고객에게 소개하는 형식으로 완제품을 선보인다는 전략이었다. 제품은 옷·가방·파우치 등이 주를 이뤘다.

우리마을교육나눔, 마을만들기 공동체인 '즐겨라 마을와락', 더쓸모협동조합 등으로부터 서문시장에 대한 강의 제의를 받는 등 대외 활동도 활발히 하던 어느 날, 그는 중구를 대표하는 수공예품을 개발해 전시 판매하는 제의를 받았다. 흥미를 느끼고 그날 저녁 곧바로 색연필을 꺼내 대구 대표 명소를 그리는 등 작업에 들어갔다. 그렇게 해서 전사 작업한 티셔츠는 현재 읍성어울마당(중구 동산동) 1층 수공예품 판매 부스에 진열돼 있다.

그는 "제품을 디자인하고 제작을 결정하고 판매까지 가는 과정이 참 힘들다. 그렇지만 항상 구매자 입장에서 가격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윤이 많으면 좋겠지만 자신의 제품을 좋아해 주는 고객을 위해 때론 손해도 보겠다는 생각이다. 실제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서 "역시 네가 만든 게 최고야"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가장 행복하고 뿌듯하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김씨의 작품을 찾는 특별한 고객이 많다. 개업식 날 우연히 방문한 미국에서 온 손님이 1년 만에 다시 찾아왔다. 멀리 다른 지역에서 김씨를 만나려 일부러 서문시장까지 찾아오기도 했다.

가끔 손님들로부터 "서문시장 있을 분이 아니네"라는 얘기를 들을 만큼 김씨는 서문시장에 안주하기에는 열정이 넘쳐 보인다. 일, 명예, 돈 욕심까지 어느 하나 놓을 수 없다고 한다. 그는 "대구와 서문시장을 홍보하는 작품을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판매하는게 의미가 있다"며 "서문시장이 대구의 관광지로 큰 몫을 차지하는 만큼 외지에서 오는 관광객이 구석구석 특별한 곳을 꼼꼼하게 살펴볼 기회를 줄 수 있는 장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글·사진=조경희시민기자 ilikelake@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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