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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 담화를 나누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는 등 야권 단합에 나섰다.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7개월 만이다. 두 사람의 면담은 당초 이 대표가 연임한 직후인 지난달 22일로 예정됐으나 이 대표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연기됐다. 그사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슈로 부상했고, 이 대표가 전 정권을 겨냥한 검찰 수사에 비판 목소리를 높이면서 야권 단합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번 만남으로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간 계파 갈등도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친문·비명(비이재명)계가 친명계를 비판할 때 사용하는 주요 공격 포인트였다. 검찰 칼끝이 문 전 대통령까지 겨누자 외부의 적 앞에 양측이 힘을 합치는 모양새로 바뀌고 있다. 이 대표도 연일 '결집'을 강조하고 있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 수사가 가시화하자 곧바로 '전(前)정권 정치탄압 대책위'를 구성해 당 차원의 대응을 주문했다. 오는 9일 첫 회의를 앞둔 대책위에는 '원조 친명'인 3선의 김영진 의원이 위원장으로, 친문계인 황희·윤건영·김영배 의원, 친명계 한민수·박지혜 의원 등 10여명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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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가 8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
이에 앞서 이 대표는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도 예방했다. 권 여사는 이 자리에서 "일련의 상황이 걱정된다"며 "당에서 중심을 갖고 잘 대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배석한 조승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권 여사가 말한 '일련의 상황'은 문재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민생을 잘 챙겨달라"는 권 여사의 당부에 "당에서 중심을 잡고 잘 해나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권 여사 예방에 앞서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에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으로 '함께 사는 세상' 꼭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광폭 행보에도 당의 화해 무드가 곧바로 조성되기는 힘들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친명횡재 비명횡사'라는 말이 회자했던 총선 공천을 거치며 양측 간 골이 워낙 깊어진 데다 일부 비명계가 세력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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