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흥륜사지서 황룡사 버금가는 '대형 금당지'

경주 사정동 경주 흥륜사지 발굴 현장에서 230㎝ 높이 금당지 기단이 확인됐다. 〈국가유산청 제공〉

경주 사정동에 있는 흥륜사지 발굴조사 현장에서 230㎝크기의 국내에서 가장 높은 기단을 갖춘 '대형 금당지'가 확인됐다.

25일 국가유산청과 경주시는 흥륜사지에서 확인된 금당지는 경주 황룡사의 금당(본존불을 모신 큰 법당)과 견줄만한 규모이며 2중 기단(건축물을 받치기 위해 흙, 돌 등으로 높게 쌓은 단)에 햇볕을 가리는 차양칸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경주 흥륜사는 과거 '신라의 미소'라 불리는 수막새(보물)가 출토된 사찰이다. 최근 발굴조사에서 '영묘지사(靈廟之寺)' '영묘사(靈廟寺)' 등의 명문기와가 출토되면서 선덕여왕4년(635년)에 창건된 영묘사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 신라에서 조선시대에 걸쳐 사용된 금당의 기단이 드러났는데, 상·하층의 2중 기단과 내·외진을 갖춘 직사각형의 대형 건물 구조로 확인됐다. 아래층 기단에서는 햇볕을 가리기 위한 시설의 주춧돌인 차양초석을 설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2중 기단에 차양칸을 갖춘 금당은 경주에서는 황룡사 중금당(584년), 사천왕사 금당(679년)을 제외하고는 확인된 사례가 없을 만큼 경주에서 보기 드문 구조이며, 금당지 내부에서 확인된 내진 성토층은 기단석에서 초석까지 높이가 230㎝로, 황룡사 중금당의 기단 높이인 110㎝에 비교해도 두 배 이상 높은 규모이자 국내에서 가장 높은 기단을 갖춘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금당 건물은 적어도 3단계 이상의 변화를 거친 것으로 확인됐다. 창건기인 삼국시대 유구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금당지에서 출토된 삼국시대 연화문 수막새로 보아 그 존재가 짐작되며, 금당 앞 폐와무지에서는 삼국 말~통일 초에 사용된 연화문 곱새기와가 출토되어 삼국시대에 이미 금당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8세기 전반에는 금당 북동쪽 모서리에 가구식 계단석을 설치한 대형 기단 건물로, 9~12세기 사이에는 넓은 차양칸을 갖춘 대형 건물로 변화된 것이 이번 발굴을 통해 확인됐다.

한편, 대형 금당지를 포함한 발굴 조사의 성과를 공개하는 현장 설명회는 26일 오전 11시 경주시 사정동 285-6 일원지 발굴현장에서 열린다.

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