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尹순방엔 ‘혈세 낭비’라던 민주당…李정부 정상외교 예산 125% 급증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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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10-22 18:57  |  발행일 2026-10-22
내년 653억2천800만원 편성…올해 본예산보다 363억원 늘어
대통령 순방 1회당 21억→40억원…외빈 접수 예산은 3.2배
올해 예비비 366억원 추가 배정도 논란…최은석 “전형적 내로남불”
멕시코를 국빈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펠리페 앙헬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멕시코를 국빈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펠리페 앙헬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해외순방을 두고 '혈세 낭비'라며 공세를 펼쳤던 더불어민주당이 집권 이후 대통령·국무총리의 정상외교 예산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통령 해외순방 1회당 책정 금액은 85%, 외국 정상 등 외빈 접수 행사비는 회당 156%나 늘어 예산 편성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22일 영남일보가 국민의힘 최은석(대구 동구-군위군갑) 의원실을 통해 '2027년도 정상 및 총리외교 예산안'을 분석한 결과, 정부는 내년도 관련 예산으로 653억2천800만원을 편성했다. 올해 본예산 289억9천300만원보다 363억3천500만원(125.3%) 증액된 규모다. 이는 윤석열 정부 당시인 2023년(248억6천800만원), 2024년(271억1천300만원) 본예산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행사 한 차례에 책정한 예산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내년도 대통령 해외순방 예산은 총 520억3천만원으로, 올해 237억8천200만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순방 횟수는 올해 계획된 11회에서 내년 13회로 두 차례 늘어났지만, 1회당 평균 예산은 21억6천200만원에서 40억200만원으로 85.1% 급증한다.


대통령 및 총리 외교 예산 증가 관련 그래픽=생성형AI

대통령 및 총리 외교 예산 증가 관련 그래픽=생성형AI

내년에 예정된 대통령 해외순방(13회) 가운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정례 다자회의(6회)를 제외한 양자방문(7회)은 구체적인 일정이 예산안에 제시되지 않았다. 방문 국가와 체류 기간, 수행 인원 등에 따라 비용 차이가 클 수 있는데도 동일한 평균 단가를 적용해 예산을 산출한 것이다.


외국 정상 등을 국내로 초청하는 외빈 접수 예산도 대폭 늘었다. 내년도 외빈 접수 행사 예산은 69억1천400만원으로, 올해 21억5천900만원의 약 3.2배에 달했다. 행사 횟수는 올해 16회에서 내년 20회로 25%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전체 예산은 무려 두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 후 도나타스 타물라이티스 리투아니아 대사와 환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 후 도나타스 타물라이티스 리투아니아 대사와 환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행사 1회당 예산은 올해 약 1억3천500만원에서 내년 3억4천600만원으로 156% 이상 뛰었다. 외빈을 초청하는 횟수보다 행사 한 차례에 사용하는 비용이 훨씬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의미다.


외교부는 순방 예산 증액의 근거로 물가와 환율 상승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빈 접수비와 관련해서도 2017년부터 2024년까지 5성급 호텔 요금이 65% 상승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최 의원 측은 과거 7년간 누적된 숙박비 상승률을 근거로 1년 사이 외빈 접수 단가를 156% 올리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해외순방 역시 방문 국가와 체류 기간, 수행단 규모에 따른 구체적인 산출 근거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정부는 올해 정상외교 예산에 이미 대규모 예비비를 추가로 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본예산 289억9천300만원 외에 지난 7월 366억3천200만원의 예비비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에 따라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예산현액은 656억2천500만원으로 늘었다.


문제는 올해 예산이 실제로 얼마나 집행될지에 대한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외교부가 제출한 자료상 지난 7월 말 기준 정상외교 예산 집행액은 279억4천400만원으로, 예비비를 포함한 예산현액 대비 집행률은 42.6%였다. 연말까지의 최종 집행 실적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을 대폭 증액한 근거를 국회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예산 편성 방식은 과거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던 사안과도 맞닿아 있다.


최은석 의원. 영남일보 DB

최은석 의원. 영남일보 DB

실제 윤석열 정부는 2023년 정상외교 본예산 248억원에 더해 예비비 328억원을 추가 배정했다. 당시 민주당 도종환·강훈식 의원 등은 국회 예산심사 과정에서 본예산보다 많은 예비비를 사용하는 것은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윤석열 정부가 순방비 확보를 위해 예비비를 추가 배정한 것을 문제 삼았던 민주당이 정권을 잡은 뒤에는 오히려 더 많은 예비비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듬해 본예산까지 대폭 확대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최 의원은 "민주당은 지난 정부의 정상외교를 '잦은 순방' '혈세 낭비'라 비판하더니, 정권을 잡자마자 아무렇지도 않게 순방 예산을 대폭 늘렸다"며 "전형적인 내로남불이자 국민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야당 시절 내세웠던 검증 기준을 자신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며 "올해 실제 집행 실적과 내년도 예산 산출 근거를 철저히 검증해 고무줄 예산과 부풀려진 단가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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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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