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성 제39대 대구경찰청장. 박 청장은 제81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영남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공정성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좀 더 촘촘한 지역 안전망을 구축해 시민들이 안심하는 치안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구경찰청 제공
경찰 존립의 최우선 가치는 '시민 안전'이다. 갈수록 범죄 수법이 지능화되는 상황에서 시민의 온전한 일상을 지켜 내는 게 경찰 본연의 책무여서다. 지난달 3일 취임한 박준성 대구경찰청장(간부후보 44기·치안감)이 내세운 원칙도 이와 맞닿아 있다. 앞서 박 청장은 취임사를 통해 "대구 치안은 대구시민의 눈높이에서,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성과 책임감을 토대로 좀 더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 대구시민이 안심하는 철통같은 치안 환경을 만들어 나가자는 것이다. 이에 영남일보가 21일 제81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박 청장의 목소리를 통해 대구 치안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향후 풀어가야 할 과제를 들여다봤다.
박준성 제39대 대구경찰청장. 대구경찰청 제공
▶'향피제(鄕避制)' 적용으로 대구경찰청에서 근무하게 된 건 처음이다. 취임 후 대구를 둘러본 소회는.
"호남(전남광주 장흥) 출신으로 대구경찰 조직에 몸담은 건 처음이다. 장소는 중요하지 않다. 대구시민 안전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으면서, 온전한 일상을 수호하기 위해 맡은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면 된다. 지난달 업무 보고 후 성서경찰서를 시작으로 일선 경찰서를 차례로 방문했다. 직원들의 노력과 열정을 체감할 수 있었다. 대구가 112신고 현장 대응 시간(4분29초) 등 각종 치안 지표가 최상위권인데 그 이유를 알게 됐다."
▶대구시민과 더 가까이 소통하기 위해 추진 중인 사업은.
"당장 이달 28일 지역 실정을 잘 아는 시민을 대구경찰청으로 초청해 국민경청회를 연다. 참석자들이 인권역량 강화, 112신고 현장 대응, 교통 정책 등 시민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에 대해 발언하면 소관 부서장이 답변하는 방식이다.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치안 정책에 반영해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치안 정책을 펼치겠다."
▶최근 형사 사법 체계에 큰 변화가 생겼다. 준비 상황은.
"현재 경찰 핵심 과제는 지난 2일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새로운 형사 사법 체계를 일선 수사부서에 안착시키는 것이다. 대구공소청·대구중대범죄수사청과 원활한 협력을 위해 대구경찰청 산하에 수사심의과와 수사협력계를 신설했다. 업무량 증가에 대비해 올 하반기 인사 때 수사팀 인력을 70명 이상 증원했다. 이 모든 건 대구경찰의 수사역량 강화 및 대응 기반 확립을 위한 것이다."
▶추가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검찰 이관사건 총괄 대응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일선 수사팀장→과장→경찰서장→시경찰청에 이르는 단계별 사건 관리 시스템을 통해 수사 품질 균질화 및 수사 오류 최소화를 꾀하고 있다. 매일 일일점검회의를 통해 검사 요구사건의 접수·진행·처리 현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수사 관련 법률 검토도 상시적으로 하고 있다. 수사관 교육과 보완 수사 요구사건 분석, 현장 상담지원 등 자체 시책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강력 사건이 잇따르면서 경찰 역할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대구경찰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지난 13일 인천 묻지마 흉기사건과 같은 이상 동기 범죄예방을 위해 가시적 순찰 활동을 강화하겠다. 전조 징후가 될 수 있는 고위험성 사건에 대한 초기 대응과 후속 모니터링에도 철저를 기하겠다. 세부적으론 주요 공원, 빈집 등 주요 취약지를 대상으로 셉테드(CPTED·범죄예방환경)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또 여성안심귀갓길, 학생 등하굣길 일대에서 벌어질 수 있는 위기 상황을 최소화하는 데도 집중할 방침이다. 올해 1~9월 지역 경찰의 인명구조 사례는 모두 147건이다. '0'건이 될 때까지 앞만 보고 계속 달려가겠다."
박준성 제39대 대구경찰청장. 대구경찰청 제공
▶요즘 스토킹·가정폭력 같은 '관계성 범죄'도 문제다. 자칫 살인 등 대형 범죄로 이어질 위험이 커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무엇보다 가해자 엄정 대응과 피해자 보호가 최우선이 돼야 한다. 모든 사건을 3단계 위험도로 분류해 고위험 가해자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다. 112 신고접수부터 현장 출동(지역경찰), 수사(여청수사), 사후관리(피해자보호팀)까지 사건 흐름을 보다 체계적으로 확립하는 게 중요하다. 위험성이 높은 피해자에게는 CCTV 설치 및 민간 경호 등 한층 더 높은 보호조치를 실시하고, 대내외 협력을 통한 경제·법률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각종 실종 사건에 대한 진행 상황을 알고 싶다.
"최근 3년간 실종 종결사건 약 1만3천건에 대한 전수 점검을 하고 있다. 다음달 23일까지 진행하며, 현재까지 약 1만1천건을 완료했다. 허위 종결사례는 없었다. 다만, 이번 점검을 계기로 실종 수사의 완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려 한다. 지난달 16일 동구에서 80대 치매 여성을 실종 신고 2시간 만에 발견해 구조했다. 당시 형사팀, 초동대응팀, 다목적기동대 등 가용 경력을 총동원해서, 풀숲 철조망 아래에 쓰러져 있는 실종자를 빨리 찾아낼 수 있었다."
▶'보이스피싱'은 대표적인 민생 침해 범죄다. 대구지역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 현황과 예방 성과는 어떠한가.
"보이스피싱 범죄는 피해 회복이 어려운 편이다. 그래서 예방이 최우선이다. 최신 범죄 수법을 적극 알리고, 금융기관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올해 1~9월엔 총 184건의 보이스피싱 범죄를 예방했다. 이에 122억8천만원 상당의 피해를 사전에 막았다. 최근 숙소에 셀프 감금된 상태에서 범죄피해를 입거나, 수사기관을 사칭하는 수법에 속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시민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교통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구경찰청만의 노력이 있는지.
"올해 들어 대구지역 교통사망자는 총 62명(10월 12일 기준)이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8명 늘었다. 특히, 보행자와 고령자 등 교통약자 중심으로 사망사고가 잇따랐다. 취임 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지난 2일 11개 일선 경찰서장이 참석한 교통안전 대책 회의를 열었다. 교통 사망사고 원인을 재점검하고, 경찰서별 사망사고 감소대책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이후 각 사고 발생지점에 대한 현장점검을 통해 교통안전 시설 개선을 즉각 추진했다. 예방 중심 교통안전 활동으로 시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켜내겠다."
▶바꾸고 싶은 관행이나 조직 문화가 있다면 무엇인가.
"무엇보다 우리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맛 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직원들이 오롯이 시민 안전을 지키는 데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아직은 취임 초기라서 직접 현장을 찾아가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직장협의회와도 소통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대구경찰에 몸을 담은 이상, 조직 역량을 결집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요소를 빨리 찾아서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겠다."
이동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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