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국립박물관장'이자 '여성 학예사 1호'로 한 평생을 박물관과 함께 활동해온 이난영 전 국립경주박물관 관장이 지난 8일 향년 90세로 별세했다.
이난영 전 관장은 1957년 국립박물관에 입사하면서 1993년 정년퇴임까지 약 37년간 한길을 걸었다. 1979년 여성 최초로 고위직 국가공무원인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이 되고, 1986년에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국립경주박물관 관장에 임명됐다. 1993년부터는 부산의 동아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로 옮겨 후학을 키웠다.
이 전 관장은 일본과 미국에 유학하며 우리나라 최초로 박물관학을 전공했다. 큐레이터로서의 전문 분야는 금속공예였는데, 한국 미술사학계의 금속공예 연구는 이 관장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를 바탕으로 국립박물관 소장품 관리 체계의 기틀을 만들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가장 사랑한다는 경주박물관의 유물 이야기를 묶은 책 '박물관에서 속닥속닥'(진인진)을 펴내기도 했다.
장성재기자 blowpaper@yeongnam.com
장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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