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해안 마을 전체가 피해를 입은 영덕읍 석리. 영남일보 DB
정부가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이제 쟁점은 '어디에 짓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자율유치' 방식이 적용될 경우 지자체 참여와 주민 수용성이 실제 사업 추진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6일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긴 신규 원전 건설(대형 2기, SMR 1기)을 기존 방침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이 자율유치 방식의 신규 원전 부지 공모를 조만간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대형 원전은 경북 영덕과 울산 울주(새울)가, SMR(소형모듈원전)는 경북 경주와 대구 군위 등이 후보지로 언급되고 있다. 에너지업계 인사는 26일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부지 결정이 올해 안에 이뤄질 예정이어서 빠르면 이번 주에 공모가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대형 원전 후보지로 거론되는 영덕은 과거 천지원전 예정지로 지정됐다가 철회된 적이 있지만 이후에도 신규 원전 후보지로 여러 차례 언급돼 왔다. 최근에는 신규 원전 유치를 영덕군 내부적으로도 검토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영덕군의 입장 변화 배경에는 지난해 3월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해안마을을 중심으로 큰 피해가 발생하면서 복구와 재건에 장기간 재원이 필요한 만큼 대규모 국비 지원이 가능한 원전 산업을 지역 재정 회복의 한 축으로 보는 시각이 커졌다는 것이다.
경주는 월성원전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등이 함께 있는 원전 집적지역으로, 기존 원전 인프라와 주민 경험을 바탕으로 SMR 입지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 왔다. 대구 군위 역시 SMR 후보지로 거론된다. 앞서 대구시는 2024년 한수원과 TK공항(대구경북 민·군 통합공항) 인근 군위첨단산업단지 안에 SMR를 짓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SMR의 내륙 건설에 제기되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프랑스나 유럽, 미국에서도 내륙에서 원전을 운영하고 있고 바다가 아니어도 물 공급만 되면 가능하다. 냉각수는 재활용하는 등 방법은 여러 가지"라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부지 공모 이후 약 5~6개월 동안 평가를 진행한다. 후보지 선정 후에는 환경영향평가와 각종 인허가 절차를 이어갈 계획이다. 대형 원전 2기는 2030년대 초 건설 허가, 2037~2038년 준공이 목표다. SMR는 2035년 준공이 예상된다.
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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