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행정통합 관련 이미지. 영남일보DB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사실상 마지막 시한이 다가오면서 '통합의 적기'에 대한 원론적인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한쪽에선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기회가 없다'고 주장하고, 또 다른 쪽에선 '숙의가 먼저'라고 반발하고 있다. 올 초 정부가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행정통합에 대한 드라이브를 걸자 광주·전남 등 광역단체들이 앞다퉈 통합 추진에 나섰다. 앞서 이미 통합을 추진해 왔던 대구·경북도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하고 정부가 깔아놓은 판에 뛰어들었다.
정부로부터 다양한 권한을 이양받고 안정적인 재정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공공기관 이전 우선 검토 대상지로 '각종 특혜'를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 통합에 가장 적극적인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10일 도청 이전 10주년 기념식에서도 "행정통합은 지역이 스스로 미래를 결정하는 새로운 체제를 만드는 것"이라며 "실질적 균형 발전을 이루고 우리 손으로 성장 기반을 만들어 지역의 절박함을 희망으로 바꾸는 생존 전략"이라며 통합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계와 학계에서도 이번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북대 하혜수 교수(행정학)는 "과거 대구경북 통합 공론화 작업에도 직접 참여했지만, 이번처럼 절호의 기회는 없었다"며 "통합을 위한 KTX 열차가 극적으로 찾아왔는데, 그 열차를 눈앞에서 놓치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경북대 이정태 교수(정치외교학과)도 "행정통합을 위해선 강력한 추진 동력이 필요한데, 정부가 인센티브를 제시한 지금이 골든타임"이라며 "방대한 공론화의 기록이 담긴 '대구경북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 활동백서'를 봐도 알 수 있듯이 대구경북은 이미 오래전부터 통합을 준비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6월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가 선출되면 통합 논의를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고, 설령 다시 통합 추진이 되더라도 정부 인센티브 없이 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우려했다.
반면 "숙의 과정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민주당을 비롯해 지역 정치계에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경북도지사 선거에 나선 예비후보 대다수도 '통합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외를 우려하는 경북 북부권과 지역 시민사회단체도 마찬가지다.
이창용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상임대표는 "통합 문제는 여러 가지 지점에서 논의할 거리가 많다. 단순히 행정기관의 통합이 아니라 지역의 의미 있는 발전이 이뤄지기 위해선 시도민과 제대로 된 소통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느닷없이 정부와 여당이 선거를 앞두고 꺼낸 카드에 흔들리지 않고 지역의 미래를 위해 소통의 시간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에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무산되더라도 6·3 지방선거 때 지역을 위한 다양한 논의를 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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