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 연휴에 음주운전 차량에 의해 심하게 파손됐다 지난 10월 중순 복구가 된 대구 달서구의 원시인 조형물의 복구 후 모습. <달서구청 제공> |
대구 달서구의 원시인 조형물인 '이만옹' 머리 부분에 커다란 테이프가 붙여진 모습. 지난 9월 음주운전 차량의 돌진 사고로 심한 파손이 발생했다. 노진실 기자 |
추석 연휴 첫날인 15일 대구 달서구의 원시인 조형물 '이만옹'이 새벽에 일어난 음주운전 사고로 파손되어 있다. 영남일보DB |
추석 연휴가 시작되던 지난 9월 15일 새벽, 대구 달서구의 원시인 조형물인 '이만옹(二萬翁)'의 머리 부분이 심하게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형물 머리 쪽에는 파손 당시의 충격으로 가로 2m, 세로 1.5m가량의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당일 오전 5시쯤 면허 정지 수준의 30대 음주 운전자가 인도 쪽으로 돌진한 뒤 조형물을 들이받으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이만옹은 달서구의 홍보대사이다. 달서구 2만 년 역사적 가치를 의미하는 '이만'과 존경, 친근함을 내포하는 '옹'을 합친 이름이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달서구는 이만옹을 활용한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사고 이후 한동안 이만옹 조형물은 머리 부분에 대형 테이프를 붙여 '응급 조치(?)'를 한 채로 남겨져 있었다. 시민들은 이만옹을 지나가면서 사고 당시의 아찔했던 상황을 짐작했다. 조형물이 파손됐다는 소식을 듣고 일부러 찾아오는 시민도 있었다.
이만옹의 파손된 부분에 대한 복구 공사는 지난달 중순 마무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형물을 비롯해 파손된 안전 시설물 등 주변에 남아있던 사고의 흔적들도 복구가 완료됐다.
달서구에 따르면, 조형물 및 안전펜스 등의 시설물 복구에 들어간 비용은 900만원 정도다. 조형물 복구에 600여만원, 안전시설물 복구에 200여만원의 비용이 들어갔다. 비용은 모두 원인자(운전자)가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만옹 인근에 거주하는 한 50대 주민은 "커다란 구멍이 난 원시인 조형물을 보면서, 바로 앞 인도나 자전거도로에 사람이 있었다면 어땠을지 끔찍한 상상을 하곤 했다. 운전자도 정말 큰일 날 뻔했다"라며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아 다행이지만, 음주운전이 얼마나 많은 위험과 손해를 끼칠 수 있는지 보여준 사고 같다. 다시는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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