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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자대학교의 남녀공학 전환 추진 논의가 알려진 12일 오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본관에서 항의하는 인쇄물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
동덕여대가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이 알려지면서 이에 반대한 재학생들이 시작한 시위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13일 동덕여대에 따르면 학교 본관을 포함한 모든 건물은 학생들이 점거한 상태다. 학교 곳곳에는 붉은 스프레이로 '소멸할지언정 개방하지 않는다', '공학 전환 결사반대', '민주동덕은 죽었다' 등의 문구가 쓰여 있었고 학내 도로에는 학생들이 항의의 의미로 벗어놓은 학과 점퍼(과잠)가 놓여 있었다. 학교 측은 정상적인 대면 수업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강의실 폐쇄로 진행되지 못하는 수업은 실시간 화상으로 전환했다.
학생들은 학교와 소통이 이뤄질 때까지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총학생회는 입장문을 통해 "12일 김명애 총장의 입장문을 통해 드러난 사실은 학교가 분명 공학 전환 논의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동덕인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공학 전환 논의 철회를 요구한다. 졸속 논의로 학생들을 무시한 처사에도 사과하라"고 했다.
이어 "학생 대표자는 학사구조 및 학사제도 개편방안을 논하는 대학비전혁신추진단의 성원이 아니고, 추진단이 학교 구성원의 의견 수렴 절차를 계획 중이었다고 한들 믿을 수 없다"며 "학생을 배제하는 대학 본부를 향해 행동으로 항의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동덕여대는 남녀공학 전환은 학교 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 중 하나일 뿐으로, 확정된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전날 김 총장은 입장문을 통해 "대학비전혁신추진단 회의에서 디자인대학과 공연예술대학 발전방안이 발표됐고, 공학 전환 사안이 포함돼 있었다"며 "논의 결과 본 사안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는 동의가 있었고 이후 11월 12일 교무위원회 보고 및 논의를 거쳐 모든 구성원의 의견 수렴 절차를 계획 중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숙명여대, 한양여대, 서울여대, 광주여대 등 다른 여대 학생회 등에서도 입장문을 발표하고 연대의 뜻을 밝혔다.
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장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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