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구치소에서 '인연'이란 주제로 캘리그래피전을 개최한 작가들이 이정윤 밀양구치소 교정위원회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상임씨, 밀양구치소 이정윤 교정위원회장, 이종재씨, 강명미씨. <강명미씨 제공> |
"캘리그래피는 글자에 감성을 담아 예술로 표현해 내는 작업입니다. 오랜 시간 수련이 필요한 서예보다 비교적 가볍게 시작할 수 있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11월1~2일 이틀 동안 경남 밀양구치소 연무장에서는 '인연'이란 주제로 캘리그래피 작품전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참여 작가는 이종재·강명미(이상 경북 경산)·정상임(대구 수성구)씨 등 3명으로, 이들은 이씨가 운영하는 네이버 밴드에서 만나 함께 공부하고 있다.
시인이기도 한 이씨가 자작시에 수채화 그림을 곁들여 쓴 캘리그래피 작품은 인기가 많아 밴드 '페이지' 구독자가 1만1천명이 넘을 정도다. 작품을 보고 사고 싶다고 연락을 해오는 사람도 있고, 서울·부산 등 전국에서 배우고 싶다며 문의를 해오는 사람도 많다. 이에 이씨는 한 달에 한 번 경산에서 강좌를 열고 지도하고 있다.
이번 전시도 작품을 본 밀양구치소교정위원회 이정윤 회장의 요청으로 이루어졌다. 전시작은 이씨 작품 40여점을 포함해 모두 70여 점. 판매 수익금은 재소자를 위해 사용된다. 팔리지 않은 작품은 기증해 재소자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할 계획이다.
이씨는 전자공학을 전공한 공학도로 컴퓨터 프로그램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그림과 낙서를 즐겨 해온 그가 캘리그래피를 시작한 것은 3년 전이다.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쓰기 위해 서울디지털대학 문예창작과에서 시 공부를 하게 됐고, 시서화집 '낙서이야기' 2권을 펴내기도 했다.
이씨는 "인연이란 주제를 선택한 것은 캘리그래피 작품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의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싶은 소망이다. 이번 전시장이 외부인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니고 사전에 신청을 해야 하는 곳이라 많은 관람객이 온 건 아니지만 작품이 여러 점 팔렸다"며 "전시회를 열면서 현장에서 직접 원하는 글귀를 캘리그래피로 적어 주었는데 모두 신기해했다" 고 말했다.
또 함께 전시회에 참가한 강명미씨는 "이종재 작가는 시인이라 자작시에 수채화를 곁들여 감성적인 작품을 만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 좋은 의미를 담은 전시라 함께 참여하게 됐다" 며 "과거를 반성하고 새로운 사회구성원으로 삶을 살아갈 불우한 재소자들이 작품을 통해 위안 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천윤자 시민기자 kscyj83@hanmail.net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