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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여야가 5일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이 추경을 서두르는 야당의 발목을 잡지 말라고 여당을 직격하자, 국민의힘은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맞받았다. 다만 여야가 연일 신경전을 이어가면서도 경기회복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까닭에 합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경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빠른 실행을 재차 촉구했다. 그는 "추경은 조건을 붙이고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닌 즉각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도로 긴급하다"며 "추경을 망설일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정부와 여당을 향해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정부가 '추경할 테니 야당이 도와주십쇼'라고 해도 모자랄 판에 조건을 붙이고 있다.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여당을 향해선 "민주당이 민생 예산을 삭감했다고 하는 데 우리가 삭감했다면 복구할 기회로 삼아 (추경을) 빨리 추진하는 것이 책임 있는 여당의 자세"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추경의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민주당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경기 평택시 고덕변전소에서 연 'AI(인공지능) 혁명을 위한 전력망 확충' 간담회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예산을 엄청 깎은 민주당이 1월 초부터 추경을 얘기하는데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라며 "경제 상황을 보고 실제 예산이 필요한 데가 어딘지 점검해 필요하다면 즉시 추경할 생각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여야가 연일 추경을 두고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지만, 추경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공감대가 이뤄진 상태다. 그동안 여당은 민주당의 추경 요구에 예산안 삭감 강행 처리부터 사과하라며 맞섰지만, 내수 부진 장기화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전쟁까지 겹치자 집권 여당으로서 추경을 미루는 데 부담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여·야·정이 참여하는 국정협의회에서 추경을 논의해볼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권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야정협의체에서 추경뿐 아니라 지금 시급히 처리해야 할 반도체 특별법, 에너지 3법 등 법안도 같이 논의하자고 제안했다"며 "이재명 대표가 진정성이 있다면 여야정협의체에 참여해 모든 문제를 열어놓고 대화를 나누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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