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산증인 부부, ‘아너 소사이어티’로 새생명 얻다

  •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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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23  |  발행일 2025-03-24 제20면
고 유경재씨, 6·25전쟁 학도병 참전했다 수난 겪어
두 딸이 부모님 이름 1억씩 기부해 특별회원 가입
6·25 전쟁 산증인 부부, ‘아너 소사이어티’로 새생명 얻다

고(故) 유경재·김순득 부부가 대구 아너 소사이어티 254·255호 특별회원으로 가입했다. 부부의 생전 모습. <대구사랑의열매 제공>

6·25 전쟁에 학도병으로 참전했던 고(故) 유경재, 고(故) 김순득 부부가 아너 소사이어티 특별회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19일 고 유경재·김순득 부부의 장녀 유보연씨와 차녀 유미연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아너 소사이어티 신규 회원 가입식을 가졌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나눔운동을 실천하는 고액기부자들의 모임이다. 1억 원 이상을 일시 또는 5년간 약정기탁하면 가입할 수 있다. 제3자가 1억 원을 기부(약정)하며 그 가족을 추대하는 특별회원 형태로도 가입 가능하다.

고 유경재·김순득 부부는 장녀 유보연, 차녀 유미연씨가 각각 1억 원씩을 부모님 명의로 기부하며 대구 아너 소사이어티 254호, 255호 특별회원이자 고인 부부 아너 회원이 됐다.

6·25 전쟁 당시 고 유경재씨는 청도 모계중에서 19세 나이에 학도병으로 참전했다. 삼수갑산에서 거제도까지 인민군 포로에서 다시 국군 포로가 되는 등 여러 수난을 겪으며 기구한 삶을 살아온 6·25전쟁의 산증인이다.

유보연·유미연씨는 “부모님의 희생과 인고의 시간이 없었다면 오늘의 우리가 있을 수 없었다"며 “생전 어려운 이들을 돕고자 했던 부모님의 고귀한 뜻을 이어가고자 나눔에 동참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성금 중 일부는 기부자의 의중으로 모계중·고교 학생 및 아동병원 환아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강주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 따님들의 뜻이 전해져 무척 기뻐하고 계실 것 같다. 가족들의 뜻과 부모님의 나눔에 대한 꿈이 잘 이어져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달하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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