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기후변화 위기

  •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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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18  |  수정 2025-04-18 07:11  |  발행일 2025-04-18 제27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이것만이 변하지 않는 유일한 진리다." 말장난 같지만 엄연한 진실이다. 물리적 세계의 근본 속성은 끊임 없는 변화다. 우리는 이 같은 사실을 늘 경험하지만 눈이 어두워 제대로 보지 못한다. 해마다 봄꽃은 흐드러지게 피지만 같은 꽃이 아니다. 비슷할 뿐이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헤라클레이토스)의 통찰은 언제나 유효하다. 그렇지만 인간은 대개 변화에 무신경하거나 애써 무시한다. 심지어 거부한다. 변화 과정에는 두려움과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다.

변화에 대한 인간의 부정적인 심리는 '기후변화 위기'라는 말에도 투영돼 있다. 알다시피 지구가 생긴 이래 기후는 변해왔고 앞으로도 변할 것이다. 크게 문제될 게 없어야 정상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말 그대로 '위기'가 되고 있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기후변화가 자연의 섭리에 따라 이뤄지지 않는 탓이 크다. 다시 말해 인간이 자연의 질서를 교란하는 바람에 기후가 너무 빨리, 파괴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는 이미 심각한 상태에 접어들었다. 아예 '기후재난'으로 불릴 정도다. 근래 들어 지구촌 곳곳이 예전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폭염과 폭우, 가뭄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경북 동북부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든 대형 산불 역시 극단적 기후변화가 화(禍)를 키웠다. 봄철 고온·건조한 날씨에 태풍급 강풍이 불면서 사상 최악의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더 큰 문제는 이게 시작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기후변화 위기는 되돌리기 힘든 만큼 완전히 새로운 재난 대비책이 절실하다. 허석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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