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동구 신천동 영남타워에서 본 아파트 단지들과 공사현장. 영남일보 DB
하반기부터 수도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가 3∼5% 줄어드는 반면, 지방은 기존 수준이 유지된다. 금융당국이 오는 7월 1일부터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도입하면서, 지역별로 주담대 규제를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0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5대 시중은행 등과 함께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대출 규제안을 확정했다. 이번 조치는 은행과 제2금융권 모두에 적용된다.
수도권은 스트레스 금리가 1.2%에서 1.5%로 상향 조정되며, 대출 한도가 상품 유형에 따라 1천만~3천만원 축소된다. 반면, 지방은 연말까지 가산금리 0.75%가 유지돼 기존 한도가 그대로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지방경제의 여건과 가계부채 추이를 고려해 향후 추가 조정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방 주담대는 최근 가계부채 증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아 적용을 유예했다"며 "연말에 지방경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스트레스 금리 수준을 재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에는 혼합형·주기형 주담대의 스트레스 금리 반영 비율 조정도 포함됐다. 혼합형은 기존 60%에서 80%로, 주기형은 30%에서 40%로 각각 상향되면서 수도권에서는 이들 상품의 대출 여력이 줄어든다. 그러나 지방은 6개월간 유예돼 영향이 없다.
지방 주담대에는 현행 2단계 스트레스 DSR이 그대로 적용된다. 수도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0.75%)가 적용되는 만큼 지역 간 규제 격차가 생기더라도 지방 경기와 부채 수준을 우선 고려하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주택 거래가 회복세를 보이며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4월 가계대출은 5조3천억원 늘어났다. 특히 주담대와 신용대출이 동시에 확대됐다. 당국은 이러한 흐름이 5월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금융권에 선제적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권 사무처장은 "금리 인하 기대감과 2금융권 예금자보호한도 확대 등으로 대출 수요가 다시 늘고 있다"며 "3단계 스트레스 DSR 도입 전 대출 쏠림을 막기 위해 전 금융권이 엄정한 대출 심사를 지속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지영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