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길] 도쿄는 어떻게 도시의 미래를 만드는가

  • 도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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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23 07:47  |  수정 2025-05-25 16:46  |  발행일 2025-05-25
도원대 아트디렉터·새마을문고대구시지부독서봉사단

도원대 아트디렉터·새마을문고대구시지부독서봉사단

도시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다. '도쿄는 어떻게 도시의 미래를 만드는가'를 읽으며, 도시의 지속성과 경쟁력은 개발이 아니라 운영과 연결의 힘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사례로 도쿄의 도시 전략을 들려준다.


도쿄는 단순히 건물을 짓는 데 머물지 않는다. 지역과 사람을 이해하고, 자산을 브랜드화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에리어 매니지먼트'라는 개념을 통해 건물 단위가 아닌 지역 전체를 유기적으로 관리하고, 지역 특성에 맞춘 식음료, 문화,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도시의 매력을 끊임없이 갱신하고 있다.


책장을 덮으며 자연스레 대구를 떠올렸다. 대구는 일제강점기부터 계획적으로 조성된 몇 안 되는 한국 도시 중 하나다. 특히 중구 일대에는 당시의 도시 계획 흔적이 건축과 도로망, 상업지구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러나 지금의 대구는 급속한 성장 이후, 중심 시가지의 쇠퇴와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 나는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보다는 후쿠오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후쿠오카는 규모는 작지만, 관광객 유입과 여성 일자리 확대, GDP 성장 등 실질적인 성과를 이뤄낸 대표적인 '소형 거점 도시'다. 특히 구도심을 재생해 거주와 일, 여가가 공존하는 환경을 조성하며 '살고 싶은 도시', '돌아오는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대구도 그 길을 걸을 수 있다. 중구의 역사적 건축물과 구도심 자산을 지키면서도, 도쿄와 후쿠오카처럼 운영을 통해 도시의 매력을 재생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단순한 리모델링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커뮤니티와 로컬 문화, 소규모 비즈니스가 살아 숨쉬는 운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다양한 주체가 머물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때, 사람은 모이고 공간은 살아난다.


도쿄는 이를 증명한 도시다. 관광도, 일자리도, 지역 경제 성장도 결국 사람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이미 뛰어난 도시 자산을 가지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운영하고 연결하며 성장시킬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이다.


이 책은 그 방향을 비추는 이정표다. 대구가 100년 후에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도시로 남으려면, 지금 우리가 어떤 도시를 만들고 싶은지, 그 출발점부터 다시 물어야 한다. "사는 사람도, 일하는 사람도, 방문하는 사람도 이 거리에 오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 한 문장이 바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도시의 미래를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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