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20년, 몰표 현상 옅어졌다…보수 80%→60%, 진보는 30% 육박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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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26 22:13  |  수정 2025-05-27 09:32  |  발행일 2025-05-26
■영남일보 디지털팀 16~20대 대선 분석해 보니…

산업도시 중심으로 ‘진보’ 확산…‘보수’ 지형에 균열

농촌은 여전히 80% 이상 ‘보수’ 강세 “도시와 대조”

대구경북(TK)의 '보수 독점' 지형이 20년만에 구조적 변화를 맞고 있다. 한때 TK 대부분 지역에서 보수 후보가 80% 안팎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지만, 최근 선거에서는 산업 및 인구 구조가 변한 도시를 중심으로 보수 득표율이 60%대로 내려앉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이 같은 유권자 구성의 변화는 진보 후보 지지율을 3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 6월3일 치러지는 제21대 대선은 이 흐름이 일시적 진폭인지, 구조적 전환인지 확인할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3면에 관련기사


영남일보가 제16대(2002년)부터 제20대(2022년)까지 다섯 차례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나타난 TK 득표율을 △GRDP(지역내총생산) △연령대 △산업구조별로 분석한 결과, TK는 여전히 보수 후보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산업 재편과 인구 변화가 진행되는 사이 보수 지지 강도는 과거보다 약해졌고, 정치 성향은 지역별로 뚜렷하게 분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먼저 산업 기반이 견고해 청년층 유입이 많은 도시에서 진보 후보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미는 17대 대선 당시 진보 후보 득표율이 6.5%였지만, 15년 뒤인 20대 대선에선 26.2%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기간 포항 북구는 9.6%에서 27.5%, 경산은 6.5%에서 26.4%로 뛰어올랐다. 이들 지역은 모두 제조업 기반이 강하고 2030 유권자 수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교육·서비스업이 중심인 지역도 변화가 뚜렷했다. 대구 수성구는 전통적으로 보수가 강세인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20대 대선에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9.1%를 득표하며 TK 전체에서 가장 높은 진보 득표율을 보였다. 대구 북구 역시 청년층 비율이 30%를 넘기면서 진보 지지세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반면 고령층 비중이 높은 농촌지역에서는 보수 우위의 견고한 흐름이 이어졌다. 경북에서 60세 이상 유권자 비율이 40%를 넘는 7개 군 단위 지역(군위·청송·영양·얘천·봉화·의성·영덕)에서는 보수 후보가 모두 70% 이상 득표했다. 특히 군위는 17~20대 대선 모두 보수 후보가 85% 이상 득표하며 전국 최고 수준의 고정 지지층 지역으로 나타났다.


또 17대 대선 당시 진보 득표율이 20%를 넘긴 시·군은 5곳에 불과했지만, 20대 대선에서는 22곳으로 증가했다. 이는 특정 정당 지지에 대한 유권자의 변화(변심)라기보다 유권자 구성의 변화에 따른 구조적 분화로 분석된다. 경북대 강우진 교수(정치외교학과)는 "TK는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유동성이 존재했다"며 "이번 대선은 진영 대결이 극대화하는 상황에서도 TK 정치지형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정치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특정 지역에서 특정 정당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현상"이라며 "TK 출신 정치인은 많지만, 지역 보수정당은 시대에 맞는 새로운 보수로 거듭나지 못했다. 두 차례의 대통령 탄핵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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