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글빙글 돌더니 야산으로”...조종사 민가 추락 막았나

  •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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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29 21:06  |  발행일 2025-05-29
해군 초계기 추락을 목격한 주민 권일순 씨가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해군 초계기 추락을 목격한 주민 권일순 씨가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경북 포항에서 장병 4명이 탄 해군 초계기가 추락할 당시 민가를 피해 비행했다는 진술이 목격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사고 현장에서 200여m 떨어진 14층 높이의 아파트를 피해 추락했는데, 해당 아파트의 경우 688세대가 거주하고 있어 자칫하면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었다. 또한 추락 지점 바로 옆에는 승마장과 농장 등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민간 피해가 없다는 점에서 사고 해상초계기가 마지막까지 민가가 없는 지역으로 이동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일고 있다.


해군 등에 따르면 추락한 P-3 초계기는 이착륙 훈련을 하던 도중이었으며, 사고 당시 목격자들은 비행 궤적이 평소와는 좀 달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50년 동안 동해면에 살았다는 권일순(76·여)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목격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권씨는 사고 현장에서 고작 몇십m 떨어진 농장에서 비행기 추락 과정을 전부 지켜봤다고 했다.


그는 "하늘에서 비행기가 막 돌다가 갑자기 꺾어 내려오면서 땅으로 곤두박질 쳤다"라며 "폭탄이 터져 전쟁이 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조종사가 최대한 농장과 사람들 있는 곳으로 안 떨어지려고 했다"면서 "기체를 낮춰 두 번 정도 빙글빙글 돌더니 바로 옆 공터로 떨어지면서 불과 연기가 치솟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주민도 비슷한 목격담을 전했다. 동해면의 한 주민은 "비행기가 나는 모습이 평소와는 좀 달라 보였다"라며 "막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이 꼭 주민들을 피하는 것 같이 보였다"고 말했다.


해군은 사고 기종인 P-3 도입 이후 2015년 무사고 운용 20년을 기록한 뒤 30년차인 올해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P-3 오라이언은 적의 잠수함을 탐색하고 공격하기 위해 개발된 소위 '잠수함 킬러'로 통하고 있다. 국내에는 해군이 P-3C와 P-3CK를 도입해 총 16기를 운용하고 있다.


한편, 해군은 숨진 군인들의 시신을 해군 포항병원으로 옮겨 신원 확인 등을 할 예정이다. 또 해군 측은 사고 기종과 동일한 해상 초계기에 대해 일단 비행을 중단했고, 사고대책본부를 구성해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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