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로국밥/이병욱 지음/북랜드/113쪽
'얼큰한 국밥 한 뚝배기 드시고 가이소!// 어둠 속을 휘돌아온 절망을 거뜬히 넘어선 당신께/ 국물이 진국인 국밥 한 뚝배기 권하고 싶어요// 얼큰한 국물에 밥 말아서 후룩 후르륵 넘기고 나면/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요, 힘이 불끈 생길 뿐' (따로국밥 전문)
경북 의성 출신 이병욱 시인 이새 시집 '따로국밥'을 펴냈다. 고향 의성과 지금 살고 있는 대구의 풍광을 소소한 일상어로 담아낸 시집이다. 따로국밥처럼 읽는 독자들의 마음을 따스하고 편안하게 어루만져준다.
이번 시집에서 드러난 이병욱의 시는 난해하지 않다. 에두르지 않고 직설적이다. 시를 읽는 독자들에게 별다른 해설이 필요 없다. 현학성을 배제한 생활언어로 쓰인 시다. 시인의 소탈한 인간미가 그대로 투영됐다.
지역사회에 대한 지극한 사랑도 드러난다. 태어난 고향 의성이 그의 원초적 배경이라면 현재 그가 거주하는 대구의 장소들을 경험과 맞물려 이야기한다. 이에 대해 박윤배 시인은 "가장 자기적인 것이 가장 지역적인 것"이라며 "현대시의 시류에 휩쓸리지 않으면서 다소 문학적으로 거칠기는 해도 때묻지 않은 자신만의 세계를 엮어낸 시들은 장점으로 읽히기도 한다"고 평했다.

조현희
문화부 조현희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