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승수효과

  • 박규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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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02  |  수정 2025-06-02 07:25  |  발행일 2025-06-02 제23면
승수효과는 정부 재정지출이나 기업 투자에 따른 유효수요 확대 효과가 연쇄적으로 파급되면서 처음 지출·투자한 금액보다 더 많은 소득과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현상을 말한다. 승수는 소득 증가분을 투자 증가분으로 나눈 배율이다. '곱하는 수'라는 승수(乘數)의 사전적 의미가 흥미롭다. 즉, 승수효과는 더하기보다 훨씬 큰 곱하기 효과라는 뜻이다.

승수효과는 프랑스 중농주의 학파 거두였던 프랑스와 케네의 1758년 경제표에 처음 등장한 용어다. 이후 칸, 케인스, 기블린 등이 1930년대에 승수효과 이론을 정립했다. 세계 대공황 때 케인스의 유효수요 이론이 실증되면서 승수효과는 '케인스 모델'로 지칭되기도 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호텔경제론'이 승수효과 논쟁으로 확산됐다. 발단은 이 후보가 “한 여행객이 호텔에 예약금 10만원을 낸다. 이 돈이 호텔을 시작으로 가구점·치킨점·문방구를 돌고 돌아 호텔에 다시 돌아온다. 여행객은 예약을 취소하고, 호텔 주인은 10만원을 환불해준다. 실제 늘어난 돈은 없지만 돈은 돌았고 그 과정에서 경제가 활성화됐다”고 말하면서다. 이를 두고 '노쇼 경제학'이냐는 비판이 잇따랐고, 이 후보는 돈의 순환, 승수효과를 강조한 거라고 반박했다. 그는 지방 유세 때도 “10%를 지원해 매출이 늘어난다면 10배 승수효과가 있는 것”이라며 지역화폐 예찬론을 폈다.

승수효과가 재정지출과 기업 투자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다. AI 인재 양성이나 대통령 잘 뽑는 것도 경제의 승수효과를 높이는 방략 아닐까 싶다. 박규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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