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대부중의 '수업-평가 공동체'(수평공동체)에 참여한 교사들이 함께 모여 교내 IB 운영에 대해 논의하고 았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사대부중 학생들이 미술 수업에 '지역 살리기'를 주제로 제작한 지역 홍보 포스터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지역 IB(국제바칼로레아) 중학교 교육과정을 대표하는 경북대사범대학부설중(이하 사대부중)이 '논·구술형 평가'를 통해 평가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2021년 전국 국공립 중학교 중 전국 최초로 IB 월드스쿨 인증을 받았다. 지난해 대구시교육청의 평가 혁신 추진에 따라 논·구술형 평가로 학생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사대부중은 학생의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단순 암기 형태의 수업에서 벗어나 배운 지식을 적용·전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교육 철학을 갖고 있다. 기존 교사가 설계한 틀 속에서 정해진 서술형 답을 쓰는 게 아니라 학생이 주제에 따라 스스로 표현하고 글의 목적까지 생각하는 데 중점을 둔다.
논·구술형 평가는 전 과목에 걸쳐 적용된다. △학습 내용 일반화와 깊이 있는 이해를 실천하는 '국어 수업' △학생 맞춤형 피드백으로 사고력을 키우는 '수학 수업' △지역 살리기에 기여하는 '미술 수업' 등이 대표적이다.
국어 시간에는 스크랩한 기사의 제목·사진·구조 등에 반영된 기자의 의도를 분석한다. 이후 분석 결과를 비교하고, 궁금한 사항을 토의해 종합한 내용을 일반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특정 상황을 제시해 논·구술형 평가를 하면 학습 내용에 대한 깊은 이해와 분석, 조직 능력 등 국어 교과에서 요구하는 사고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수학적 지식을 활용해 논술형 평가를 하는 수학 수업은 '공간과 예술'이다. 학생이 위치 관계·도형 겉넓이와 부피 등 수학 학습 내용을 미술 작품에 전이해 관람객에 제공하는 작품 해설서를 제작하는 과정이다. 학습 내용을 재구성하면서 고차원적 사고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미술 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지역 살리기'를 주제로 한다. 학생들이 미술 교과 학습 내용을 도시 브랜딩에 접목, 지역을 홍보하는 포스터·조형물 등을 만든다. 학생은 지역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역의 특색과 가치를 인식하고, 기여 방안도 찾게 된다.
하헌수 사대부중 교사는 "학생의 IB 교육 평가를 객관식으로는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논·구술형 평가 운영에 대해 학부모들이 공감하고 있어 프로그램을 더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사대부중은 매년 2월 경남 사천에서 설계-성찰 주간 워크숍을 연다. 교사들은 IB 철학의 이해 심화와 교육과정·수업·평가를 설계한다. 교과·학년·학교형 수업-평가 공동체(수평공동체)도 운영한다. 주 1회 해당 교과관련 모든 교사가 모여 IB 운영 기준을 공부하고 수업·평가 결과에 대해 공동 채점을 한다.
서정은 사대부중 교장은 "올해 IB본부로부터 프로그램 평가를받고 있다. 사대부중의 프로그램 평가가 시교육청의 IB 2.0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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