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포항2공장, 무기한 휴업 …창사 이래 최대 위기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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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12 14:20  |  수정 2025-06-12 22:37  |  발행일 2025-06-12
구조 개편 본격화… 매각 추진도
현대제철 포항공장 전경<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 포항공장 전경<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 포항2공장이 결국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작년 말 '일시 조업중단' 결정을 철회한 지 반년 만이다. 철강 수요침체, 생산효율 저하, 설비 노후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포항공장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3면에 관련기사


12일 현대제철은 수요 침체로 포항 2공장이 지난 7일부터 무기한 휴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직원들에게 배포한 담화문에서 "국내외 경기침체와 원자재 가격 급등,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인해 철강업 전반이 장기 불황에 접어들었으며, 포항공장 생산량은 2022년 337만t에서 지난해 246만t으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는 생산능력의 50%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동시에 제품 가격 하락과 미국발 관세 악재까지 겹치면서 올해 1분기 '-190억원'이라는 충격적인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포항 2공장의 주요 생산품인 철근과 형강은 건설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11월 가동률이 떨어져 생산을 중단했다가 노조 반발로 휴업 조치를 철회했으나, 제강 공정은 4조 2교대에서 2조 2교대로 변경되고 압연 공정은 아예 가동이 중단됐다. 회사 측은 "해당 공장은 수익성이 낮아 추가 투자가 어렵고, 구조 개편과 사업 효율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력은 당진 등 다른 지역으로 전환 배치될 예정이다. 유급 휴업 기간 중 급여는 70%만 지급된다.


이번 조치는 단기 대응이 아닌 중장기적인 경쟁력 확보 일환으로 보인다. 실제 현대제철은 담화문에서 "2공장 폐쇄와 중기사업 매각은 생존을 위한 결정"이라며 "고용 안정과 포항공장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해 모든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인천 철근공장 가동 중단, 포항 1공장 중기사업부 매각 추진 등 연쇄적 구조 개편도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사측은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인력 조정, 근무 형태 변화 등 구체적 실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향후 최대 변수는 고용 보장 문제다. 사측은 가능한 모든 지원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전환 배치 가능성과 근로자 수용 여부에 따라 노사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도 있다. 지역사회에선 포항공장이 미치는 파급 효과를 고려할 때 단순한 사업 축소 이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휴업이 '한 공장의 위기'를 넘어 철강산업 전반의 구조 전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포항 전체가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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