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대근 경북대치과병원장이 연임 소감과 향후 운영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권대근 경북대치과병원장이 병원장 소감과 향후 운영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병원 문을 나서는 마지막 환자의 발걸음을 끝까지 지켜보던 이가 있다. 팬데믹 긴 터널을 지나던 그 시절에도, 변화와 개혁의 과제를 마주하던 순간에도 그는 늘 '사람'을 먼저 생각했다.
권대근 경북대치과병원장은 그렇게 병원의 길을 걸어왔다. 이제 다시, 그 길을 이어간다. 최근 제4대 병원장으로 연임된 그는 치과의료의 미래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2월, 그는 대한치과병원협회 회장으로도 선출됐다. 지방 병원장으로서는 처음이다. 단순한 직함을 넘어, 지역 치과병원도 한국 치과의료의 중심에서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는 새로운 신호가 됐다.
공공의료의 사각지대를 채우고자 조직을 정비했고, 장애인과 소외계층을 위한 진료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모든 환자에게 '더 나은 내일'을 약속하는 병원을 만들고자 디지털 진료기술을 도입하고, 교육과 연구의 기반도 탄탄히 다져왔다.
그의 리더십은 단순한 운영의 기술이 아니라, 환자와 의료진, 그리고 지역사회를 향한 신념에서 비롯됐다.
"병원은 곧 사람"이라는 그의 철학처럼, 경북대치과병원은 다시 한번 공공의료의 중심에서 사람을 향한 진료를 이어간다.
▶연임을 축하드린다. 소감은.
"지난 3년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병원을 위해 함께해 준 임직원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다시 중책을 맡게 되어 영광이지만, 급변하는 의료환경과 병원이 맞닥뜨릴 과제를 생각하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병원 발전을 위한 향후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임기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이나 성과는.
"2022년 보건복지부 의료기관 인증을 획득하면서 진료체계가 정비되고 의료의 질이 향상되는 과정을 경험했다. 변화된 분위기가 조직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고, 시스템이 자리잡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 치의학융복합센터 설계를 위해 여러 병원을 벤치마킹하고 병원 체계를 고민한 경험도 현재의 병원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진료 정상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가장 어려웠던 점과 극복 전략은.
"팬데믹 이후 환자 수가 감소한 반면, 인건비와 기자재 비용, 감염관리 투자 등으로 경영 부담이 커졌다. 이에 치과병원의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연도별 실천계획을 마련해 단계적으로 추진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명확한 미래 청사진을 갖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이라고 판단했다."
▶공공치과의료 기능 강화를 강조해 왔다. 구체적인 변화는.
"공공보건의료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인력을 확충해 체계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 대구·경북치과의사회와 함께 '찾아가는 진료봉사'를 실시했고, 대구시교육청과 협력해 '교육취약계층 학생 치과진료 지원사업'을 개시했다. 건강보험공단, 경상북도 공공보건의료협력단과 함께 의료봉사도 진행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공공보건의료사업 평가 결과가 매년 크게 향상됐고, 전국 권역장애인구강진료센터 중 3년 연속 환자 진료실적 1위를 기록했다."
▶'미래형 병원'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어떤 병원을 구상하고 있나.
"디지털 진료기술 도입과 정보시스템 고도화를 핵심으로 한다. 치과 분야에서도 3D 플래닝, 스캐닝, 프린팅 등 디지털 기술을 본격적으로 적용해 진료의 정밀도와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모든 임상과에서 이러한 디지털 진료가 일상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겠다. 동시에 병원정보시스템(HIS)과 의료정보시스템(MIS)의 고도화를 통해 전산정보의 활용도를 높이고, 의료 데이터 분석 기반의 맞춤형 진료와 디지털 헬스케어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진료 외에도 교육과 연구 기능 강화를 강조했다. 관련 계획은.
"임상연구 지원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연구행정관리체계를 정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3년 전보다 원내 연구과제 지원액을 크게 늘렸다.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임상부서별 세미나와 국책연구과제 수주를 지원해 병원의 연구 역량을 강화하겠다."
▶대한치과병원협회 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임기 중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는.
"20여 년간 협회의 숙원사업이었던 수련치과병원 심사업무 이관이 확정됐다. 기존에는 치과의사협회가 담당해 왔지만, 앞으로는 치과병원협회가 직접 수행하게 된다. 이관 과정이 차질 없이 마무리되도록 책임 있게 추진하겠다."
▶현재 치과병원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협회의 역할은.
"현재 의료정책의 우선순위가 의과병원에 집중돼 있다. 치과병원도 중증·응급·장애인 진료 등 필수의료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제도적 지원은 미비한 상황이다. 치과병원이 지역 공공의료체계에서 실질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정책 마련을 추진하겠다."
▶최근 지역 공공의료 인프라 확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북대치과병원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치과대학병원은 고난도 질환이나 장애인 진료처럼 개인의원이 감당하기 어려운 분야에서 전문성과 공공성을 발휘해야 한다. 고령화와 장애인 환자 증가로 인해 이러한 역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노인과 장애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병원은 결국 모든 환자에게도 안전하고 신뢰받는 병원이 된다. 경북대치과병원도 공공의료 인프라 확대 흐름 속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다하겠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