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인사들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TK(대구·경북)는 여전히 보수 정당의 아성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중앙 무대 곳곳에는 TK 출신 인사들이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다. 대통령을 비롯해 장관·국회의원은 물론 민주당 내 주요 당직자 다수도 TK 출신이다. 수도권 중심 정당의 허리에서 TK 뿌리를 지닌 이들이 조용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5면에 관련기사
민주당 중앙 TK인맥의 정점에는 당연히 이재명 대통령이 있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그는 TK 출신임을 강조하며 지역과의 연결고리를 부각해 왔다. 6·3 대선 기간에는 고향 안동을 비롯해 대구경북 일정을 비중 있게 배치하며 지역민심에 손을 내밀었다. 취임 후에도 "영남과 호남이 균형 있게 발전해야 한다"며 지역균형을 강조했다.
TK 출신 민주당 인사 중 기틀을 닦은 인물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다. 이재명 대통령에 앞서 대구 수성갑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지역 정치의 한 축을 형성했고, 민주당의 TK 진출 교두보를 만든 상징적인 존재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대구 달성 출신으로 TK 대표 정치인 중 한 명이다.
권칠승·이재정·김병주·서영교·강선우·박해철 의원도 TK 출신이다. 이들은 대부분 수도권에서 정치 기반을 다졌지만, 고향과의 연결을 유지하며 당내 지형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울산 남구갑)이 민주당에 합류했다.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그는 당적을 바꾼 이유로 '보수정당은 제 기능을 상실했다'는 점을 들었다.
민주당 TK 인사들이 중앙에서 입지를 다지는 사이 지역 민심도 완전히 조금씩 열렸다.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구 동구 혁신동에서 35.45%, 달성 유가읍에서 32.36%를 기록했다. 대구 평균 득표율(23.22%)을 훌쩍 넘는 수치다. 젊은 층이 몰린 신도시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선전하면서 지역 정치지형에 작지만 분명한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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