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3표, 반대 1표, 무효 3표
일부 의원 "순간적 실수" 두둔
시민단체 "징계 의지 없는 것 재확인"

27일 대구 남구의회가 본회의에서 정재목 부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부결시킨 이후 청렴캠페인을 진행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남구의회 제공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정재목 대구 남구의원에 대한 부의장직 불신임 안건이 부결된 날, 남구의회가 '청렴 캠페인'을 벌여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이같은 행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는 주민 눈높이에 맞는 징계를 내릴 의지가 없다는 걸 스스로 입증했다며 맹비난했다.
대구 남구의회는 지난 27일 제295회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정재목 부의장의 불신임안 표결을 진행했다. 정 의원을 제외한 구의원 7인이 참여한 무기명 표결에서 찬성 3표, 반대 1표, 무효 3표가 나왔다. 재적의원 과반 찬성을 얻지 못해 결국 부결됐다.
하지만 본회의 직후 남구의원들이 난데없이 청렴 캠페인을 전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불신임 안건을 상정했던 이정현·강민욱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정 부의장 등 나머지 구의원 6명은 '함께하는 청렴의장, 신뢰받는 남구의회'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강민욱 구의원은 "청렴이 구호가 아니라 실천이어야 한다는 것을 의회가 보여줘야 할 시점에 실망스러운 이중적 행동을 보였다. 부끄러워 이번 캠페인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시민사회는 남구의회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이번 표결은 윤리특별위원회가 정 부의장에 대한 징계 의지를 갖고 있는지를 확인할 기회였다. 남구의회는 결국 제 식구를 감싸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불신임안을 부결시킨 직후 청렴을 외치는 건 주민을 우롱하는 일이다. 징계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재발 방지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한편, 정 부의장에 대한 징계 수위는 다음달 1일 열릴 윤리특위 자문위원단 회의에서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남구의회 관계자는 "법조계와 학계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의 의견을 의회가 그대로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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