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토크 콘서트’에 시민 불편…누구를 위한 소통이었나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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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24 20:58  |  발행일 2025-07-24
24일 경북 안동시가 안동시민회관에서 희망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콘서트에 앞서 권기창 안동시장이 산불 피해 극복에 힘쓴 유공자 88명에게 시장표창을 수여하고 있다. 피재윤 기자

24일 경북 안동시가 안동시민회관에서 희망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콘서트에 앞서 권기창 안동시장이 산불 피해 극복에 힘쓴 유공자 88명에게 시장표창을 수여하고 있다. 피재윤 기자

안동시가 마련한 '희망 토크콘서트'가 시민과의 소통보다는 시정 홍보에 치우친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안동시는 24일 오후 2시 시청 내 안동시민회관에서 '희망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행사는 산불 피해 극복에 힘쓴 유공자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일상회복과 재도약의 메시지를 나눈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국민의례와 함께 산불 진화 및 복구 유공자에 대한 시장 표창, 시립합창단의 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이어진 토크콘서트는 시민과의 대화 형식을 띠었지만, 전체 프로그램 중 50분 남짓에 불과했다. 특히 산불 복구와 재도약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명분과는 달리, 실상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업적을 홍보하려는 성격이 강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시장의 시상과 공연, 행정 성과 소개에 집중된 구성도 진정한 소통의 장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 시민은 "산불 피해 복구에 헌신한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행사 본래 목적과는 달리 홍보의 장으로 변질된다면 진정성은 퇴색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는 시민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야 하며, 진정한 대화의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재정비가 요구된다"고 꼬집었다.


이날 행사는 시작 전부터 시민들이 심각한 주차난을 겪기도 했다. 안동시는 토크콘서트를 위해 시청 내 3층 규모의 타워형 주차장을 오전 내내 전면 통제했다. 이로 인해 오전 시간대 시청을 찾은 민원인들은 심각한 주차난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장애인 주차구역조차 차단되면서 고령자와 장애인 민원인들의 불편은 극에 달했다.


한 시민은 "시장과 대화하겠다는 자리에 민원을 보러 온 시민들이 주차할 곳이 없어 불만을 쏟아냈다"며 "정작 시민의 목소리는 들으려 하지 않는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행사 동선 확보와 안전을 위해 사전 조치한 것"이라 해명했지만, 대체 주차 공간을 마련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차단한 것은 시민을 배려하지 않은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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