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원 'The reflection of inner-side ; Jokulsarlon'.<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아트리움 모리(경북 성주군 월항면 주산로 450)는 8월31일까지 본관 전시실에서 김용원, 김혜미 작가의 2인전 '#Filter(필터)'展(전)을 개최한다.
전시는 급변하는 환경과 사회의 흐름 속에서 '자연의 본질'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사유의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장에서는 김용원 작가의 설치 작품 2점과 김혜미 작가의 페인팅 작품 15점을 만날 수 있다.
전시명 '필터'는 우리가 일상에서 자연을 바라볼 때 종종 렌즈의 '필터'를 통해 보듯,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아닌 인간의 손에 의해 정돈된 풍경에 익숙해진 현실을 은유한다. 전시는 이러한 '필터' 너머의 진정한 자연과 그 안에서 인간이 취해야 할 태도를 탐색한다.

김용원 작가의 작품 'The reflection of inner-side ; Jokulsarlon' 세부 이미지.<아트리움 모리 제공>
김용원 작가는 아이슬란드의 요쿨살론 빙하호수를 직접 방문해 빙하가 녹아 떨어지는 모습을 목격한 경험을 'The reflection of inner-side ; Jokulsarlon(내면의 반영; 요쿨살론)'(2022)이라는 대형 설치작품으로 승화시켰다. 그는 빙하가 떨어지는 소리를 직접 녹음해 전시장 내부에 설치된 대형 오브제들과 함께 선보인다.
파편화된 풍경 속에서 빙하와 산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조형물들을 통해 환경과 자연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과 태도에 대해 묻는다. 실제로 전시장에서는 '쾅'하는 빙하의 낙하 충돌음을 듣고 깜짝 놀라는 관람객도 종종 있다. 전시 관계자는 "실제 녹음된 빙하 소리는 더욱 둔탁하지만, 관람객의 경험을 고려해 소리를 조절했다"고 밝혔다.

아트리움 모리 본관 전시실에 김혜미 작가의 작품이 전시 중이다.<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김혜미 '붉은 개울의 파편들'<아트리움 모리 제공>
김혜미 작가는 자연을 '관찰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한다. 초기작(2019년~)에서는 재개발 지역이나 판자촌 등 인간 이면에 감춰진 풍경을 탐험하듯 찾아다니며 해체하고 재구성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최근작에서는 출산 경험 이후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각의 변화를 섬세한 붓 터치로 표현해 눈길을 끈다. 화면 속 감정의 결을 쌓아 올리며 때로는 장면을 해체하고 작가만의 감정적 색채를 끌어올리는 방식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바라보면서도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신도성 아트리움 모리 어시스턴트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평범하게 스쳐 지나갔던 자연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지구 온난화와 같은 이슈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서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성찰하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월요일 휴관.(054)933-5573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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