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필남 작
올해 구순을 맞은 평범한 할머니 윤필남씨(90)의 생애 첫 그림 전시회가 열려 눈길을 끈다.
주노아트갤러리 in 아트도서관은 오는 31일까지 '구순에 여는 첫 그림전 ; 윤필남 할매 그림 이야기'展(전)을 연다.
윤 할머니는 평범한 주부로 살아오다, 3년 전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찾아온 깊은 상실감과 외로움을 그림으로 이겨냈다. 윤 할머니는 "남편 떠나고 나니 혼자 사는 게 너무 외로워서 자식들이 '이제 엄마도 취미 하나 가져보라'고 했지요. 붓 한번도 안 잡아본 사람이었는데, 그냥 생각나는 대로 그리다 보니 마음이 좀 놓이더라구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나이에 내 그림을 누가 본다는 게 참 고맙고, 부끄럽고, 신기하다. 건강하게 오래들 사시고, 제 그림도 한번 웃으면서 봐주시면 좋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윤필남 작
윤 할머니의 그림에는 꽃과 나무, 옛집과 6·25전쟁 이전 살았던 마을, 남편과의 여행 등 오랜 기억이 담겨 있다. 각 작품마다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전문적 기교보다는 진심 어린 이야기와 감정이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
전시를 기획한 허두환 주노아트갤러리 in 아트도서관 관장은 "윤필남 할머니의 그림은 한 편의 구술 생애사이자, 누군가에겐 위로가 될 수 있는 기록이다. 이번 전시가 많은 분께 따뜻한 울림으로 다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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