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대만-한국 함께 나아가자, 글로벌 평화와 번영을 위해

  • 곽승개 주한국타이페이대표부 부산사무처 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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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9-10 18:47  |  발행일 2025-09-10
곽승개 주한국타이페이대표부 부산사무처 처장

곽승개 주한국타이페이대표부 부산사무처 처장

대만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이다. 대만은 전 세계 칩 생산의 60% 이상, 첨단 칩 생산의 90%를 차지하며, 웨이퍼 파운드리와 패키징·테스트 산업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고, IC 설계 분야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산업 경쟁력의 발현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 운영과 인공지능 등 신흥 기술 발전을 직접적으로 떠받치는 기반이 되고 있다.


라이칭더 총통은 최근 "대만의 생산·제조는 글로벌 공급망과 연결되어야만 반도체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미래 인공지능 시대 기술 발전의 핵심이 될 의지가 있으며, '글로벌 반도체 민주 공급망 파트너십 이니셔티브'를 추진해 미국, 일본, 한국, 유럽 등 민주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다원적이고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고자 한다.


아시아에서 한국은 대만의 중요한 파트너이다. 대만은 로직 칩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한국은 메모리 칩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양국의 기술은 상호 보완성이 매우 높다. 또한 한국은 디스플레이, 배터리, 자동차 부품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대만의 반도체 제조와 결합하여 '대만-한국 기술 공급망'이라는 전략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대만 재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대만-한국 교역 총액은 645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이 중 대만의 한국 수출은 208억 달러,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437억 달러였다. 한국은 대만의 제4대 교역 파트너이자 제4대 수입국으로 자리잡았다. 이 수치는 대만-한국 양국이 투자와 산업 협력에서 깊은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반도체 협력에서 더욱 심화될 잠재력을 보여준다.


경제적 측면 외에도 대만과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공동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대만은 인도-태평양 제1열도를 수호하고, 한국은 동북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으며, 양국 모두 권위주의의 압력에 직면해 있다. 라이칭더 총통이 제시한 '평화를 위한 4대 기둥(국방 강화, 경제안보 구축, 민주 파트너 관계 심화, 원칙 있는 양안 관계 발전)'은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외교' 구상과 맞닿아 있다. 양국이 손을 맞잡는다면 지역 안보를 공동으로 수호할 뿐 아니라, 사이버 안보와 신기술 분야에서도 더 많은 협력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최근 주요 7개국(G7)과 한국 등 민주 파트너들은 여러 차례 대만해협의 평화가 글로벌 공급망에 있어 핵심적임을 공개적으로 재확인하고, 지역 안정을 해치는 도발 행위를 규탄하였다. 이는 국제사회가 점차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만 없이는 안전하고 안정적인 아시아도, 완전한 글로벌 공급망도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대만의 유엔 가입을 지지하는 것은 단지 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 공동 이익을 위한 필수적 선택이다. 민주주의는 단결할 때만 힘을 발휘할 수 있으며, 더 많은 민주국가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야 공급망 안전과 국제질서의 안정을 보장할 수 있다. 유엔 창립 80주년을 맞이해,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대만을 필요로 하고 있다.


"대만과 함께 나아가자"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대만과 한국, 그리고 전 세계 민주 국가들이 손을 맞잡고 함께 전진하겠다는 결심이다. 대만과 한국은 이웃이자 운명 공동체로서, 과학기술·경제·안보에서 협력할 때 비로소 격동의 국제 정세 속에서 더욱 회복력 있는 질서를 구축할 수 있다. 대만은 국제사회가 그 정당한 지위를 인정하고, 대만의 유엔 가입을 지지함으로써 글로벌 거버넌스가 당대의 현실과 요구를 제대로 반영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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