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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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1-09 15:29  |  발행일 2025-11-09
전준혁 기자.

전준혁 기자.

경북 포항이 인공지능 산업의 한복판으로 들어섰다. 삼성전자와 오픈AI가 공동 데이터센터 건립을 공식화하면서 대구경북의 AI 산업지도는 포항을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 유치가 발표된 뒤 시민들 사이에서는 반가움만큼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엄청난 전기를 쓰는 시설인데 전자파가 인체에 해롭지 않겠느냐"는 우려, "일자리가 생기지도 않는데 지역엔 무슨 이득이 있겠느냐"는 의문이 그것이다.


이른바 '혐오시설론'의 핵심은 전자파다. 송전탑처럼 강한 전류가 흐르고, 열을 많이 내는 설비라면 당연히 인체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작용한다. 그러나 관련 전문가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주로 GPU가 내뿜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 전력 때문"이라며 "고압 전류가 공중을 통과하는 송전탑과 달리 전자파 노출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전자파가 많이 발생한다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없으며, 실제 수도권의 데이터센터 상당수가 아파트 단지 안에 자리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요컨대 전자파 위험설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유언비어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두 번째 질문, '지역에 어떤 이득이 있나'에 대한 답은 어떨까.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가 단순히 전기를 먹는 건물이 아니라, 지역의 디지털 생태계를 움직이는 엔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AI 서버는 고속 연산이 가능한 대신 통신 속도의 물리적 한계를 받는다. 수도권의 원격 서버를 빌려 쓰면 속도 제약으로 인해 몇 달이 걸릴 연산이 포항 현지 센터에서는 일주일이면 끝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지역 내 스타트업이나 연구기관이 센터의 일부 자원을 공유할 수 있다면 개발 효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결론적으로 소프트웨어적인 시설이지만 통신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직접 데이터센터 안으로 들어와야 해 AI 산업의 성장과 함께 발전할 수많은 관렵 업계 입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포항에는 이미 포스텍과 한동대, 방사광가속기, 극저온 전자현미경 등 첨단 연구 인프라가 포진해 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가 더해지면, 철강·소재 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기반 제조혁신이 동시에 촉진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데이터센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핵심이다. 단순히 '전기 먹는 하마'로 남느냐, 아니면 'AI 연산의 가속기'로 발전하느냐는 지역의 전략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따라서 데이터센터가 두려움이 아닌 도약의 상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포항 AI 데이터센터에 자리잡을 이 거대한 연산 엔진이 포항을 AI 시대의 새로운 중심도시로 이끌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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