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 CEO 아카데미서 '내가 만난 300인의 자연인' 주제로 강연
비하인드 스토리· 자연인들 만나면서 깨달은 삶의 지혜 들려줘
윤택 개그맨씨가 2일 오후 대구 동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 아카데미에서 '내가 만난 300인의 자연인'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윤택 개그맨씨가 2일 오후 대구 동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 아카데미에서 '내가 만난 300인의 자연인'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자연인들의 공통된 키워드는 하나입니다. 내려놓음이죠. 그때부터 비로소 행복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개그맨 윤택씨가 지난 2일 대구 동구 신천동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서 '내가 만난 300인의 자연인'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MBN의 '나는 자연인이다'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자연인들을 만나면서 깨달은 삶의 지혜들을 가감 없이 풀어놨다.
윤 씨는 "'나는 자연인이다'가 처음 방송된 게 2012년 8월22일이다. 올해로 14년 차가 됐다"며 "하루 평균 80회 재방송되는 프로그램은 대한민국 방송 역사에 없다. 다큐멘터리가 이런 기록을 낸 것은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윤 씨는 '나는 자연인이다'가 오랜 기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로 "누구나 내면 깊숙이 구속받지 않는 삶에 대한 갈망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직장을 다니며 조직의 일원으로서 많은 책임을 지다 보면 마음이 지칠 때가 있다. 자연인의 삶을 보며 대리 만족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모두 마음 한켠에 '언젠가 나도 저렇게 살아봤으면'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만난 300여 명의 자연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로 한 사업가의 사연을 들려줬다. 윤 씨는 "이분은 한때 300억을 가진 사업가였다. 그러나 사기를 당해 일상이 무너져 산으로 들어간 분이었다"며 "죽으려고 밧줄까지 준비해 산에 올랐는데, 그날 해 지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하루만 더 살아보자'고 마음을 바꿨고, 그 하루하루가 이어져 자연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분이 '돈이 많을 땐 다 가진 줄 알았지만, 내려놓고 나니 지금 이 순간이 더 행복하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윤 씨는 "자연인들의 공통된 키워드는 '내려놓음'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책임을 져야 하는 우리는 쉽게 내려놓지 못 한다"며 "그럼에도 시련을 지나온 사람들이 자연에서 비로소 자기 삶을 회복하는 걸 보면 많은 걸 배우게 된다"고 밝혔다.
윤 씨는 '나는 자연이다' 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음식'을 꼽았다. 그는 "촬영 중 곱등이가 들어간 볶음밥을 먹은 장면이 방송에 나갔는데, 그 방송을 본 의사 지인이 '곱등이는 절지류라 연가시가 기생하니 먹으면 안 된다'고 연락해 왔다"며 "그 말을 듣고 절로 '으악' 소리가 나왔지만, 누군가 나를 위해 음식을 만들어주는 마음을 알기에 촬영하면서 한 번도 '맛없다'고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윤 씨는 평소 시민들에게 가장 자주 받는 질문으로 "자연인이 어떻게 그렇게 끝도 없이 나오느냐"는 말을 꼽았다. 윤 씨는 "프로그램을 보고 자연인이 되는 사람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며 "산속에서 만나면 '당신 때문에 여기 들어왔다'며 반가워하신다"고 말했다.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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