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부대 주변 경양식의 부활… 칠곡 ‘돈까스 대전’이 나눔으로 이어져

  •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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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1-11 17:23  |  발행일 2026-01-11
미군부대 주변 경양식의 부활… 칠곡 ‘돈까스 대전’이 나눔으로 이어져
행사 후 참여 업소 매출 증가… 지역 경로당에 기탁 이어져


가수 슬리피(왼쪽)와 김재욱 칠곡군수가 돈까스 대전 참여 업소의 시식 메뉴를 들고 럭키 칠곡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칠곡군제공>

가수 슬리피(왼쪽)와 김재욱 칠곡군수가 '돈까스 대전' 참여 업소의 시식 메뉴를 들고 럭키 칠곡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칠곡군제공>

지난 8일 오후, 경북 칠곡군 왜관역 대합실은 최근 개통한 대경선(대구권 광역철도)을 이용해 인근 도시에서 온 방문객들로 붐볐다. 이들이 자연스럽게 미군 부대 '캠프 캐롤' 담벼락을 따라 형성된 원도심 식당가로 이어졌다. 수십 년간 자리를 지켜온 식당들 사이로 젊은층의 대기 줄이 늘어선 풍경은 이제 왜관의 주말 일상이 됐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지난달 7일 열린 '돈까스 대전'의 여운이 자리 잡고 있다. 한미식당, 아메리칸레스토랑, 포크돈까스, 쉐프아이가 등 지역 색이 뚜렷한 4개 업소가 참여한 이 행사는 25명의 시민 평가단이 참여하는 블라인드 시식회 형태로 진행됐다. 행사 직후 SNS를 통해 '돈까스 성지'라는 별칭이 확산하며 외지인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실제로 현장에서 만난 업주들은 체감하는 공기가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피자 돈까스'로 주목받은 '쉐프아이가'는 행사 시점과 맞물려 매출이 이전 대비 약 50%가량 늘었다고 업주는 밝혔다. 해당 메뉴는 업주가 아내의 유년 시절 추억을 재현하기 위해 수개월간 조리법을 연구한 끝에 탄생한 결과물이다.


식당 안에서 만난 대학생 최재민(24·대구시 남구) 씨는 "광역철도로 20분이면 도착하니 부담 없이 올 수 있게 됐다"며 "부대 근처라 그런지 다른 지역 돈까스와는 소스 맛부터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지역 외식업계의 활기가 공동체 나눔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매출 상승을 경험한 쉐프아이가 측은 최근 약목면 경로당을 찾아 170만 원 상당의 새우볶음밥 900인분을 기탁했다. 고령층이 간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전자레인지 전용 제품으로 준비된 이 물품은 조만간 지역 어르신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이처럼 칠곡이 독특한 외식 문화를 갖게 된 것은 1950년대 미군 주둔 이후 서양식 조리법이 현지의 맛과 접목되며 자생적으로 발전해온 역사적 배경 덕분이다. 관광업계는 로컬 메뉴가 여행의 핵심 트렌드가 되는 추세인 만큼 대경선 개통 등 칠곡의 단기 관광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미군 주둔 시절부터 축적된 역사적 흐름이 칠곡만의 독창적인 맛과 문화를 형성했다"며 "지역 외식 문화를 발전시켜 체계적인 관광 콘텐츠로 육성하겠다"라고 밝혔다. 군은 이번 행사 성과를 정밀 분석해 외식 기반의 지역 활성화 방안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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