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CGV대구아카데미 입구 모습. 8일 CGV대구아카데미점은 오는 23일을 끝으로 영업 종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정수민기자>
지난 9일 CGV대구아카데미에 영업 종료 안내문이 공지돼 있다. 8일 CGV대구아카데미점은 오는 23일을 끝으로 영업 종료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정수민기자>
OTT로 시장이 재편되고 관객들이 외면하면서 대구 극장가가 악순환에 빠졌다. 지난해 대구지역 영화관의 매출액과 관객 수는 팬데믹 이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한계상황에 직면했다. 이러한 가운데 60여 년간 대구 동성로의 '약속 장소'이자 지역 문화의 자부심이었던 아카데미극장마저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CGV는 오는 23일을 끝으로 CGV대구아카데미점의 영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을 빠져나왔지만, 얼어붙은 소비심리와 경기 불황, OTT 중심의 시장 재편이라는 거대한 파고를 끝내 넘지 못한 것이다.
지난 9일 찾은 CGV대구아카데미점은 폐점 소식이 전해진 직후임에도 한산했다. 오랜 기간 이곳을 찾았다던 배모(여·51)씨는 "아카데미시네마였던 시절부터 남편, 아들과 손잡고 방문하곤 했는데 그 추억도 함께 사라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지난 9일 CGV대구아카데미 내부 모습. <사진=정수민기자>
◆매출액·관객 수, 팬데믹 이전 절반도 안 돼
2019~2025 대구 지역 영화관 매출액 및 관객 수 표. <자료=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KOBIS) 지역별 점유율 통계>
CGV대구아카데미는 1961년 '아카데미 극장'으로 문을 열었다. 멀티플렉스 시대가 오자 2001년 '아카데미시네마'로 명칭을 변경했지만, 경영난을 피하지 못해 2009년 문을 닫았다. 그러다 2011년 롯데시네마, 2014년에는 CGV가 인수하면서 'CGV대구아카데미점'으로 지금까지 운영돼 왔다. 2020년 10월 코로나19 여파로 영업을 중단했다가 2021년 4월 재개관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폐점에 이르게 된 것은 OTT 중심의 시장 재편 속 대구지역 영화 시장의 회복세가 꺾인 것이 결정타가 됐다.
영남일보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KOBIS)을 분석한 결과, 2019년 약 994억원이었던 대구지역 영화 매출액은 코로나19 여파로 이듬해 약 257억원으로 약 74% 대폭 감소했다. 코로나19 규제가 완화된 2022년 약 515억원, 2023년 약 570억원, 2024년 약 537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지난해 약 47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2% 감소하며 흐름이 끊겼다.
관객 수 역시 처참하다. 2019년 약 1천167만명을 기록했지만, 2020년 약 297만명으로 4분의1 토막이 났다. 코로나19 규제 완화 이후 2022년 약 512만명→2023년 약 574만명→2024년 약 564만명 등으로 500만명대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약 489만명으로 주저앉았다.
2019~2025 대구 지역 극장 수 표. <자료=영화진흥위원회(KOFIC) 전국 극장 조사>
이러한 경영난 속에 극장 수도 줄었다. 대구지역 극장 수는 2019년 25개에서 현재 22개로 줄어든 상태다.
◆지난해 천만 영화 없어…희망퇴직 등 경영난
영화관의 고전은 대구 뿐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이기는 하다. 지난해에는 이른바 천만 영화가 한 편도 나오지 않는 암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봉준호·박찬욱 등 유명 감독들의 작품이 흥행에 실패하고, 500만명을 넘긴 한국 영화는 단 한 편에 불과했다.
위기는 영화계 산업 전반으로 번졌다. CJ CGV는 지난해만 두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전국 12곳의 극장을 폐점했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 역시 인력 축소에 나섰다.
관객들의 차가운 시선도 위기를 가속화 했다. 한때 영화관 멤버십을 유지했던 류모(26·대구 동구)씨는 "팬데믹 이후 OTT를 이용하다 보니 여기에 익숙해진 것 같고, 티켓값이 올랐는데 서비스 질은 가격에 비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아 영화관 방문을 주저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그래프=생성형 AI.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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