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부정 청약 의혹 등을 받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결국 지명 철회됐다. 보수 정당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진보 정권에서 장관을 희망했지만,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 낙마했다. 야권은 '인사 검증 실패'라며 청와대를 비난했고, 여권은 '보수 진영 인사'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성찰하는 태도는 찾아볼 수 없고 정쟁에만 골몰하는 꼴이다. 정치판이 이 지경이니 이 후보자 같은 괴물이 등장하고, 또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이 든다. 그동안 국민은 정치적 괴물을 수없이 목도했다. 윤석열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도덕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이재명 정부에서도 파렴치한 정치인들이 국민의 공분을 샀다. 보좌진 갑질 논란에 휩싸여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를 사퇴한 민주당 강선우 의원과 가족 특혜 의혹, 항공사로부터 호텔 숙박권 수수 의혹을 받은 김병기 의원은 공천 헌금 의혹까지 받고 있다.
'강선우, 김병기, 이혜훈 사태'는 오는 6월 지방선거의 예고편일 수 있다. 과연 얼마나 많은 괴물을 맞닥뜨릴 것인가. 당장 통일교로부터 금품 수수 의혹으로 해양수산부 장관직을 사퇴한 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자숙해도 모자랄 판에 권력을 쥐겠다는 것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행위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고강도 검증'을 약속했지만, 국민의 환심을 사기 위한 선거용 '쇼'가 아니냐는 의심도 사고 있다. 역대 선거가 증명했듯 '우리 편을 위해 잘 싸우기만 하면 과거의 허물쯤은 덮어줄 수 있다'는 논리가 득세할 수 있다. 지방선거가 '누가 더 뻔뻔한가'를 겨루는, 염치 없는 장(場)으로 흘러선 안된다.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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