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 늦은 웨딩사진’… 이현덕 기자 한국보도사진전 가작 수상

  • 이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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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2-03 11:18  |  수정 2026-02-03 11:28  |  발행일 2026-02-03

영남일보 이현덕 기자가 한국사진기자협회가 주최한 제62회 한국보도사진전 포트레이트 부문에서 가작(3등)을 수상했다.


대구 팔공산 자생식물원.
연보라색 꽃들이 만개한 숲속 정원에서, 흰 웨딩드레스와 검은 턱시도로 단장한 노부부가 나란히 앉았다. 신부는 하얀 부케를 들었고, 신랑은 단정한 나비넥타이에 흰 장미를 달았다. 마주 보며 웃는 두 얼굴 사이로 긴 세월을 건너온 사연이 고요히 흐르고 있었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던 해. 신랑 이위영 씨와 신부 박차교 씨는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신혼의 단꿈은 징집 명령에 꺾였고, 얼굴도 익히지 못한 채 전선과 후방으로 갈라졌다. 여섯 해를 그렇게 떨어져 지내는 동안, 함께한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했다.

6월 7일,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마련된 국립공원 숲 결혼식에서 두 사람은 신혼 시절 남기지 못했던 사진을 75년 만에 새로 남겼다. 이처럼 삶으로 평화의 소중함을 증명해 온 참전용사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는 지금도 조용히 역사의 뒷면으로 사라지고 있다. 이제 3만여 명 남은 생존자들의 삶을 기록하고, 마땅한 예우로 응답해야 할 때다.

수상작 '6·25가 앗아간 신혼사진, 75년 만에 찍다'는 한국전쟁으로 신혼사진을 남기지 못했던 노부부가 75년 만에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차려입고 다시 카메라 앞에 선 순간을 담은 작품이다. 전쟁이 갈라놓은 세월의 공백과 뒤늦게 되찾은 평화의 의미를 한 장의 인물 사진에 담아내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기자는 그동안 한국보도사진전 본상 6회와 인간애상 1회를 수상했으며, 이달의 보도사진상도 통산 14차례 받는 등 꾸준한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


영남일보 사진팀은 3명의 소수 인력 체제 속에서도 6년 연속 국내 최고 권위의 한국보도사진상 수상자를 배출하며 전국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한국보도사진전은 전국 신문·통신·온라인 매체 소속 사진기자 500여 명이 출품한 전년도 주요 보도사진을 심사해 수상작을 선정하는 한국 최고의 보도사진 시상 및 전시 행사다. 올해는 뉴스·스포츠·피처·네이처·스토리·포트레이트·지역 등 7개 부문에서 수상작을 선정했다. 수상작 전시는 오는 4월 7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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