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대구 수성구 대구미술협회 cL갤러리에서 만난 백성혜 작가가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청호의 기틀 : 대지를 누르는 호흡. 백성혜 작.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캔버스 위로 도드라지는 종이와 실타래, 퍼즐 조각, 아크릴 물감이 관람객들에게 누적된 시간을 전달한다. 작품에 사용된 오브제는 작가가 의도한 무수한 삶의 겹침을 전하며 구상과 비구상의 경계를 오간다.
<사>대구미술협회 CL갤러리에서 백성혜 작가 개인전 'Blooming Layers. 자연의 결 피어나다'가 오는 6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백 작가는 꽃 연작 10여 점을 비롯해 서양화 30여 점을 선보인다.
지난달 28일 CL갤러리에서 만난 백 작가는 "작품에 쓰인 종이들은 전시장 리플렛이다. 다른 작가의 전시장을 다니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기록했는지 공부하는 마음으로 가져온 리플렛을 통해 그들의 기운과 에너지를 담아보려고 했다"며 "젤미디움이나 모델링페이스트 등의 재료를 활용해 제가 느끼는 대로 표현했고, 이 작업들을 반복하면서 시간과 공간을 작품에 나타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크라메, 모래 등 다양한 재료를 연구하고 사용했다. 질감을 거칠게 표현하고, 그 안에는 곡선을 넣어 편안함을 줘 거친 내 마음을 변화시켜준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백 작가의 작품은 구상과 비구상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비구상 속에서 구상이 느껴지도록 한다.
백 작가는 "화분을 그린다고 하면 사진처럼 그대로 그리기보다는 개념을 갖고 저의 시간과 공간을 투자하고 그것이 쌓여야만 작품이 된다"며 "요즘은 경계선이 크게 없다. 완전히 비구상도 있고, 형태가 없지만 있는 것 같기도 한 반구상 작품들도 있다. 보는 사람이 작품을 봤을 때 꽃일 수도, 집일 수도 있게 감정과 기분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마크라메로 작업한 것은 가로세로가 얽히도록 했는데, 사람들이 구성한 사회의 모습, 서로 얽혀서 살아가는 모습들에 제 느낌을 담아 봤다. 화병을 그린 작품은 화병을 그렸으니 구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꽃을 정물처럼 표현한 것이 아니라 나비가 날아들어오거나 꽃 향기가 퍼져나가는 것을 내 마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시간과 공간의 쌓임을 표현하는 백 작가는 하나의 작품을 만들 때도 그만큼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는 "기본 바탕 작업을 하고 색감을 칠해 걸어놓거나 옆에 두고 지켜본다. 그러다 보면 손을 더 이상 대지 않아도 되겠다는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무언가를 더 줘야 한다는 감정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시장이 카페와 함께 있고, 봄도 다가오기 때문에 오시는 분들이 따뜻하고 편안한 마음을 가지셨으면 좋겠다"면서 "또, 관람객들이 단순히 이미지를 바라보는 것을 넘어 마음속에서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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