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찬 신임 봉산문화회관장 <봉산문화회관 제공>
중규모 424석 가온홀, 하드웨어적 강점 활용
올해 공모사업 4건 선정…3억 이상 예산 유치
5개 사업 중점…창작 뮤지컬 1억2천만원 투자
"무조건 '리스타트(Restart)' 할 겁니다. 앞으로는 '연극·뮤지컬 중심 극장'으로서 나아가겠습니다."
대구 중심지에 위치한 봉산문화회관이 새로운 시작을 예고했다. 그간 봉산문화회관은 방만한 운영 방식과 관리 소홀로 인해 안팎으로 거센 비판을 받아온 바 있다. 이에 지난해 11월 취임한 전성찬 신임 관장은 과거로부터 벗어나 '연극·뮤지컬 중심극장'이라는 비전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달 26일 봉산문화회관에서 전 관장을 만나 기관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전 관장은 대구 출신 성악 전공자이자 문화예술경영 석사학을 취득한 전문가다. 대구문화재단 창립 멤버로서 2018년까지 근무하고 대구시의회 문화관광분야 정책 분석관으로 재직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뮤지컬 '간송-혼의 전쟁'의 대본 및 작곡 참여를 비롯한 여러 창작 활동에도 힘을 쏟아왔다.
전 관장이 공공문예회관의 운영에서 가장 우선순위에 두는 것은 '정체성 확립'이다. 이를 위해 회관이 보유한 하드웨어적 강점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특히 424석 규모의 가온홀은 관객과 배우가 긴밀히 호흡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으로, 뉴욕 브로드웨이의 '뉴 월드 스테이지'와 비견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전 관장은 "중극장 규모에 최적화된 연극과 뮤지컬 콘텐츠에 집중하겠다"며 "청년 예술가들의 실험적인 작품을 적극 지원하고 지속적으로 생산해, 관객들에게 봉산문화회관만의 확실한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봉산문화회관은 올해 총 4건의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3억원 이상의 예산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를 바탕으로 중구의 풍부한 문화 자원을 활용한 '기관 재도약 5대 핵심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 중에서도 총 사업비 1억2천만원을 투입해 창작 뮤지컬 '신들의 밤' 제작에 뛰어든다. 서문시장의 '금달래 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밤이 되면 시장 상인들이 대구를 지키는 수호신이 된다는 판타지적 상상력을 담고 있다. 오는 21일 신춘콘서트 '리스타트(RE:START)'에서 이 작품의 주요 장면이 시연될 예정이다.
뮤지컬 '알사탕' 무대 모습. <봉산문화회관 제공>
뮤지컬 '장수탕 선녀님' 무대 모습. <봉산문화회관 제공>
연극 요소 들어간 기획 전시 '전시장은 살아있다'
1천원~1만원 사이 금액 '봉산드림티켓' 제도 활성화
해당 제도 연극 및 뮤지컬 공연 상당수에 적용 예정
전시 기획에도 연극적 요소를 가미했다. 일명 '전시장은 살아있다'를 타이틀로, 지역 대표 예술가들을 '복원'하는 작업이 그 핵심이다. 전 관장은 "올해는 지역 천재 화가 이인성과 그의 스승인 서동진 화백의 작품을 조명하는 '대구미술사'전에서 이들의 모습을 배우가 그대로 재현해 작품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시도는 5월에 열리는 '중구 그림책 페스티벌'에서도 이어진다.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장수탕 선녀님'과 '알사탕' 공연은 물론, 방정환 선생의 그림책 원화 전시에서도 연극적 재현 이벤트를 병행할 예정이다.
전 관장의 문화행정 철학이 투영된 또다른 역점 사업은 '봉산드림티켓'이다. 티켓 가격을 1천원에서 1만원 사이의 부담 없는 금액으로 책정해 시민들의 공연장 문턱을 낮추겠다는 것. 실제로 정상급 뮤지컬 배우 민우혁·유리아가 출연하는 신춘콘서트 티켓 역시 단돈 1천원이라는 파격가로 책정했다. 그는 "무료 공연이나 초대권 남발보다는 관객들이 상징적인 비용이라도 직접 지불함으로써 공연 관람의 가치를 존중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이 제도는 향후 회관에서 기획하는 양질의 연극·뮤지컬 공연 상당수에 확대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아트 도네이션' 전시를 처음 시도한다. 이번 전시는 메세나를 통한 예술지원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작가는 기업에 작품을 기증하고, 기업은 해당 작가에게 창작지원금을 기부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기업의 ESG 경영과 예술계의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잇는 '메세나 모델'을 정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전 관장은 "봉산문화회관이 지역 예술가들에게는 '든든한 창작 파트너'로, 시민들에게는 '마실 가기 좋은 친숙한 공간'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혁신을 향한 강한 의지를 갈음했다.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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