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노는 시니어/문무학 지음/뜻밖에/328쪽/1만7천원
매주 독서와 예술, 스포츠, 여행 중 한 가지를 즐기며 그 기록을 담은 책 '문화로 노는 시니어'를 최근 출간한 문무학 시인이 '녹슬기보다 닳아 없어지는 삶'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본인 제공>
'한국인들은 이상하다. 책도 읽지 않으면서 왜 노벨 문학상을 바라는가.'
2016년 어느 날, 문무학 시인은 신문 기사 속 이 한 문장을 마주하고는 '서늘한 불편함'을 느꼈다. 미국 주간지 '뉴요커'가 꼬집은 '한국인의 모순'이라는 매서운 지적 앞에 그는 언짢았고 '독서 운동을 해야겠다'는 사명감을 굳게 품게 됐다.
마침 그 해 지역 출판사인 학이사에서 서평 강좌인 '학이사 독서 아카데미' 강의 요청이 왔다. 그는 대구에서 최고가의 수강료를 받되 수익금은 전액 독서 운동에 재투자하고, 단 한 명의 수강생이 와도 강의는 지속한다는 조건을 걸고 수락했다. 이 서평 강좌가 큰 밑거름이 돼 지난 2024년에는 1년 52주동안 매주 한 권의 책을 읽고 쓴 서평을 담은 '책으로 노는 시니어'를 세상에 내놓았다. 이후 책에서 예술로, 예술에서 문화로 분야를 넓혀 시리즈 형식의 실천기를 책으로 출간하는 중이다. 최근 발간한 시리즈 세 번째 저서 '문화로 노는 시니어'는 매주 독서, 예술, 여행, 스포츠 중 한 가지를 즐기고 기록해 온 1년의 기록을 담았다. 녹슬어 사라지기보다 기꺼이 '닳아서 없어지는 삶'을 실천 중인 그를 만나 시니어의 삶과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노는 시니어' 시리즈 세 번째 책을 냈다. 이번 책은 기존과 무엇이 다른가.
"처음엔 '책으로 노는 시니어'였다. 매주 한 권씩 읽고 서평을 썼는데 반응이 좋았다. 그다음엔 예술(공연·전시)로 확장했고 이번엔 스포츠와 여행을 더했다. 단순히 노는 게 아니라 '기록하는 삶'이 핵심이다. 책만 읽으면 자칫 정적일 수 있는데, 예술과 여행으로 보폭을 넓히니 삶에 활기가 더해졌다."
매주 독서와 예술, 스포츠, 여행 중 한 가지를 즐기며 그 기록을 담은 책 '문화로 노는 시니어'를 최근 출간한 문무학 시인이 '녹슬기보다 닳아 없어지는 삶'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본인 제공>
▶서평의 대상이 되는 책은 고전 위주다. 베스트셀러보다 고전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
"고전은 세월로부터 검증받은 책이다. 수백 년 전의 이야기가 지금의 진리와 맞닿아 있다. 고전을 읽어야 비로소 요즘 나오는 신간들의 맥락도 보인다. '반려도서'라는 용어를 내가 만들었는데, 반려동물처럼 평생 곁에 두는 책 한 권이 인생을 바꾼다."
▶시니어의 삶을 상·중·하로 나누어 설명하면서 그 중 '상급의 삶'의 실천 방안으로 예술 소비를 제안하고 있다. 어떤 철학이 담겨 있나.
"은퇴 후 '하급의 삶'은 남에게 폐를 끼치는 삶이고, '중급'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삶이다. '상급'은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삶이다. 금전적 기부도 좋지만, 내가 티켓을 사서 공연장에 가고 전시를 보는 것 자체가 예술계를 돕는 일이다. 관객이 있어야 예술계에 자생력이 생긴다. 나 역시 가급적 초대권을 사양하고 직접 표를 구매한다. 조용하게 내 역할을 하는 것, 그것이 시니어가 공동체에 기여하는 가장 세련된 방식이다."
▶서문에 쓴 조지 휘트필드의 명언 '녹슬어 없어지기보다 닳아서 없어지기를 바란다'는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가만히 놔둬서 녹슬어 사라지는 칼이 되기보다, 열심히 쓰여서 닳아 없어지는 칼이 되고 싶다. 내가 쓴 이 책의 시니어 실천기가 단 한 사람에게라도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영감을 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시니어에게 건강하라고 하는데, '건강(健康)'은 몸의 튼튼함(健)과 마음의 편안함(康)이 합쳐진 말이다. 뇌를 계속 쓰고 예술을 향유하는 것은 가장 효과적인 치매 예방책이기도 하다."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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