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논설위원
경북 의성군수 선거에 나선 최유철 예비후보의 공약 중 하나는 풍력과 태양광 발전(發電) 수익을 민간사업자와 주민이 함께 나누는 것이다. 최 예비후보는 이와 관련 "바람과 햇빛의 주인은 지역 주민"이라며 "재생에너지 발전 이익 환원 시스템을 구축해 재생에너지를 주민의 지속가능한 소득원으로 전환하겠다"고 설명했다. 영양군수에 도전하는 권영택 예비후보도 '영양형 기본소득'이라는 이름으로 재생에너지 이익 공유제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영양은 재생에너지 잠재력이 전국 최고 수준이지만 수익은 군민의 삶으로 충분히 환원되지 못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수익을 군민의 안정적 소득으로 전환하는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재생에너지 공약은 세 가지 점에서 주목된다. 우선 재생에너지에 대한 경북 보수 정치권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태양광·풍력 발전소는 경북의 보수 정치인들에게 환영받는 정책이 아니었다. 울진과 경주에 원자력발전소가 위치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경북의 보수 정치인들에게 에너지 정책의 중심은 원자력으로 각인돼 있다. 재생에너지는 진보정권의 정책으로 인식하고 터부시해 왔다. 윤석열 정부 때 태양광을 비리 카르텔로 규정하면서 에너지에 정치색이 입혀진 결과다.
하지만 인공지능(AI) 발달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면서 에너지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두 에너지를 함께 활용하는 '에너지 믹스'로 바뀌고 있다. 이 때문에 보수 정치인의 인식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최유철·권영택 예비후보는 보수정당인 국민의힘 공천을 신청한 정치인이다. 이들의 공약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보수 정치인의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두 번째는 소멸 위기에 놓인 경북 농촌의 새로운 돌파구로 재생에너지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점이다. 의성과 영양 모두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소멸 위기가 눈앞의 현실이 된 지역이다. 농업만으로 이들 지역의 경제를 지탱하는 것도 어렵다. 새로운 소득 기반을 마련하지 못하면 소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이런 상황이 재생에너지로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 게다가 햇빛연금과 바람연금으로 인구소멸지역인데도 인구가 늘어난 전남 신안군의 성공 사례도 있다. 신안군의 성공 경험은 재생에너지가 지역 공동체의 새로운 경제 기반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세 번째는 이익공유제가 재생에너지 개발을 둘러싼 지역의 갈등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지역에서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외부 자본의 사업이었다. 수익은 외부 기업이 가져가고, 주민에게는 환경 훼손의 짐만 남았다. 이런 구조 때문에 많은 지역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은 지역 갈등의 원인이 됐다. 하지만 주민이 재생에너지 수익을 공유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재생에너지는 외부 기업의 사업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산업이 된다. 지역 주민이 주인 되는 순간 재생에너지는 지역을 갈라놓는 사업이 아니라 하나로 묶는 산업으로 자리 잡게 된다.
필자는 국민의힘 의성·영양군수 공천 과정에서 재생에너지 이익공유제가 이슈가 돼, 사회적 합의로 이어지길 바란다. 동시에 의성과 영양에서 시작된 논의가 경북의 다른 농촌으로도 확산되기를 희망한다.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 할 지금, 재생에너지가 농촌 미래를 새로 만들어 가는 자산으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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